‘작지만 강한’ 중소형주 매력을 찾아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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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한동안 원자력 등 ‘테마성 중소형주’ 가격이 뛰며 대안 투자처로 주목도 받았다. 그러나 최근 한 달여간 대형주가 시장을 주도하면서 관심은 줄었다. 최근 빚어진 코스닥 기업의 상장폐지 사태도 중소형주에 대한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이처럼 중소형주는 부침이 심하다. 자칫 시장에서 소외되기도 쉽다.

하지만 어딘가엔 늘 ‘숨어 있는 1인치’가 있게 마련이다. 숨은 1인치를 찾는 노하우 하나. 동부증권 김항기 스몰캡(중소형주) 팀장은 “무엇보다 산업 전반의 큰 그림을 그리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면 반도체 업종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되면 생산 공정을 쭉 늘어놓고 발주 순서를 따져본다. 투자가 늘어나면 공정에 따라 시차를 두고 연쇄 투자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각 분야의 1등 기업을 찾는 게 중요하다. 김 팀장은 “투자가 이뤄질 길목에 있는 가장 확실한 수혜자를 찾아야 한다”며 “그런 점에서 업종 내 1등 사업자를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2등은 몰라도 1등에겐 기회가 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렇게 종목을 골라내도 중소형주 투자는 망설여지는 게 사실이다. 코스닥 시장에서 상장폐지 사태가 빚어지는 등 중소형주 투자엔 큰 보상만큼이나 위험도 큰 까닭이다.

교보증권 변준호 연구원은 “중소형주는 이익 추정이 어렵고 변동 폭이 큰 특징을 가지고 있다”며 “해당 기업이나 경영자가 낙관적 전망을 하는 경우가 많아 정보를 교차 확인하는 게 필수”라고 말했다.

그래서 관심 종목을 골라낼 땐 보다 깐깐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애널리스트들의 일반적인 종목 골라내기 노하우. 일단 주가매출액비율(PSR)이 3배가 넘으면 대상에서 제외한다. PSR은 주가를 주당 매출로 나눈 수치로 이 비율이 너무 높으면 주가가 고평가돼 있다는 뜻이다. 부채비율이 300%를 넘어도 제외다. 또 전체 주식 대비 신주인수권부사채(BW)와 전환사채(CB) 물량이 25%를 넘어도 뺀다. 주가가 오르는 와중에 이들 채권이 주식으로 전환돼 쏟아지면 멀쩡하던 주가도 곤두박질칠 위험이 있어서다.

김항기 팀장은 “이런 기준을 적용할 때 동영상 콘텐트와 반도체·고화질액정화면(LCD) 장비 업종이 유망하다”고 전망했다. 아이폰이 나온 뒤 하드웨어 이상으로 콘텐트의 중요성이 커졌다. 또 애플이 TV 시장에까지 진출하면 이를 기화로 동영상 콘텐트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김 팀장은 국내 만화 콘텐트의 70%를 가지고 있는 대원미디어와 케이블 업계의 강자 온미디어를 수혜주로 꼽았다.

반도체·고화질액정화면(LCD) 장비 업종의 수요 증가로 대기업의 설비투자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김 팀장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장비의 국산화 이슈가 있는 에스앤유를 추천했다.

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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