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만큼 높은 값 받아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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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주상복합아파트에 이어 일반아파트에도 꼭대기층 고가(高價)주택(일명 펜트하우스) 분양이 줄을 잇고 있다.

주택업체는 분양가 자율화 이후 가격을 비싸게 받을 수 있고, 해당 단지에 고급 이미지를 준다는 장점 때문에 공급을 늘리는 추세다.

주상복합의 펜트하우스가 단층이라면 일반아파트는 한 동의 바닥면적이 좁아 복층형 설계가 많다. 분양가는 같은 단지 다른 평형보다 평당 2백만원에서 최고 1천5백만원까지 비싸다. 주로 서울 강남권이나 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곳에 나온다. 20억원대도 있다. 일부 부유층을 겨냥한 전략이다.

삼성물산 주택부문은 1999년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서 분양가가 15억~21억원인 1백7평형짜리 펜트하우스를 선보였다.

LG건설은 지난해 5차 동시분양 때 서울 용산구 이촌동에서 LG빌리지 92, 93평형 4가구를 단층형 펜트하우스로 내놨다. 분양가는 무려 24억5천만원이었지만 18대 1에서 28대 1까지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삼성물산은 지난달 5차 동시분양 때 서울 송파구 문정동에서 60A.B평형을 복층형 펜트하우스로 선보였다. 분양가가 5억8천만원 선이었지만 2~3대 1로 마감됐다.

현대산업개발은 지난 4일부터 청약접수를 받은 6차 동시분양에 서울 강서구 등촌동 아이파크 꼭대기 두개층(19~20층)을 털어 복층 형태의 89평형 6가구로 만들었다. 분양가는 7억5천만원이다.

펜트하우스는 아직 시장에서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값이 비싸고 수요층이 한정된 탓이다. 이촌동 LG빌리지도 경쟁률은 높았으나 정식 계약을 한 가구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계약을 끝낸 문정동 삼성래미안 역시 다른 평형이 3천만원 이상의 웃돈이 붙은 반면 펜트하우스인 60평형은 호가만 1천만원 안팎에 그치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펜트하우스는 환금성이 떨어지는 게 단점이어서 단타성 매매에는 적합하지 않다" 고 말했다.

서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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