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닝 논란' 부시 상의 주름은 방탄조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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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복 솔기에 잡힌 주름? 그것은 방탄 조끼였다."(백악관 재단사)

지난 9월 미 대선 1차 TV 토론이 끝난 뒤 '커닝 논란'이 벌어졌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양복 상의 등에서 작은 상자 모양으로 불룩하게 튀어난 부분이 TV 카메라에 잡힌 것(사진). 한 인터넷 뉴스 사이트는 곧바로 대통령이 비밀 이어폰을 끼고 있었고 불룩한 부분은 토론 답안을 알려주는 보좌진과 연결된 라디오 수신장치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백악관은 "옷 솔기의 주름이 잡힌 것일 뿐"이라며 펄쩍 뛰었다. 문제의 양복을 만든 재단사도 동의했다. 부시의 재선 후인 지난 7일 백악관 정치담당 고문 칼 로브도 "당시 상의 안쪽에는 아무것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런데 재단사 조르주 드 파리(70)가 최근 말을 바꿨다. 대통령이 입은 방탄 조끼의 윤곽선이라는 것이다. 그는 8일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방탄 조끼설은 의회 소식을 전하는 주간지 '더 힐(The Hill)'에도 지난주 보도됐다. 대통령과 대선 출마자를 경호하는 재무성 비밀검찰국 관계자의 말이 인용됐다. 그러나 백악관은 계속 부인하고 있다. 대통령이 TV에 출연할 때 방탄 조끼를 입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재단사가 입장을 바꾼 이유는 '직업적 자존심' 때문인 것으로 IHT는 분석했다. 백악관은 처음부터 "양복이 서툴게 재단됐기 때문"이라고 책임을 돌렸다.

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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