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장세 "가치주가 죽어야 증시가 상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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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올해 장세를 주도해온 가치주의 상승세가 꺾여야 종합주가지수가 대세 상승을 시작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동양증권은 5일 자료를 통해 "가치주의 상승은 대개 경기침체기에서 경기회복 초기에 나타나는 양상" 이라며 "가치주가 조정을 받은 후에야 증시가 회복 국면에 진입할 수 있다" 고 전망했다.

경기가 침체될 때엔 가치주가 투자 도피수단이 되면서 주목을 받지만 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 국면에 접어들 때엔 다른 주도주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동양증권은 "연초부터 상승세가 두드러진 가치주들은 주도주의 의미가 퇴색할 가능성이 크다" 며 "주도주들의 시장 이탈은 지수 하락을 의미하지만 이는 새로운 사이클의 탄생으로 이어진다" 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미국경제가 후퇴했던 1980년대 초반에도 가치주 펀드가 성장주 펀드보다 두 배에 가까운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지적했다. 이는 미 경제가 침체에 접어든 지난해 3분기 이후 가치주펀드는 3.4%의 수익률을 올린 반면 성장주펀드는 마이너스 37.3%의 수익률을 낸 것과 유사하다는 것이다. 동양증권은 국내에서도 1992년 경기가 나빠졌을 때 주가수익률(PER)이 낮은 종목들이 성장주의 대안으로 부각되면서 주가가 크게 상승했던 점을 상기시켰다.

이 회사는 "가치주의 상승세가 꺾이면 일단 종합지수가 추가로 하락하면서 저점을 형성할 것" 이라며 "가치주가 물러난 뒤 주도주가 빨리 나타나야 본격적인 증시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고 덧붙였다.

하재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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