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생명보험사 6천억원 이상 적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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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국내 생명보험사들이 지난해 6천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다.

금융감독원은 국내 21개 생보사의 2000회계연도(2000년 4월~2001년 3월)결산 결과 삼성생명 등 9개사는 3천4백62억원의 순이익을, 교보생명과 대한생명 등 12개사는 9천5백47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고 5일 밝혔다.

전체 생보사의 손실은 6천85억원으로 1999회계연도보다 1천8백12억원이 감소했다. 가장 이익을 많이 낸 생보사는 업계 1위인 삼성생명(2천4백71억원)으로 나타났다.

반면 업계 2위인 교보생명은 2천5백40억원의 적자를, 공적자금을 받은 업계 3위 대한생명은 2천9백89억원의 적자를 냈다.

적자를 낸 생보사들은 대체로 지난해 증시침체로 주식투자에서 손실을 보았거나 대우와 현대 채권에 대한 대손충당금을 쌓았기 때문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2천억원의 주식투자 손해와 대우.현대 채권 대손충당금 1천4백억원 등이 주요 원인" 이라고 말했다.

매각 작업이 진행 중인 대한생명 관계자도 "주식투자에서 1천억원, 대우.현대채 대손충당금 1천2백억원, 공적자금 투입 지체로 인한 손실분 2천6백억원 때문" 이라고 전했다.

금감원과 생보업계는 올해 생보사의 영업 전망을 더 어둡게 보고 있다.

금감원 박창종 보험검사국장은 "생보사들이 사업비 절약.감량경영 등 노력을 하고 있지만, 금리가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므로 높은 예정이율로 잡아놓은 보험 때문에 손실이 커질 것" 이라고 말했다.

여상구 보험경영분석팀장은 "예정이율이 높은 보험상품을 줄이는 상품 재조정에 따라 올해 생보사의 경영실적이 판가름날 것" 이라고 지적했다.

정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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