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과학기술자문회 천성순 위원장 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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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0면

국가 경쟁력 향상에 필수 영양소와 같은 과학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과학자들의 사기를 북돋워줘야 합니다. "

최근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위원장으로 취임한 천성순(66.사진)박사는 "국내 과학기술계가 아주 침체돼 있다" 며 "지금이 바로 과학자들의 사기를 높여줄 때" 라고 지적했다. 그는 과학기술부와 협의해 조만간 과학자들을 위한 사기 진작책을 마련해 대통령에 건의할 방침이다.

천 위원장은 "산업계와 대학의 과학기술력은 급속하게 발전한 반면 정부 출연연구기관들은 상대적으로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 고 분석했다.

원인은 안정적으로 연구하기 어렵고 사회적인 대우 또한 교수나 기업가들보다 낮기 때문이라는 것. 이것이 과학자들 중 정부 출연연구기관 연구원의 사기를 높이는 방안을 가장 먼저 마련하려는 이유다.

사기 진작책에는 '과학자 연금' 을 신설하는 방안도 포함돼 있다.

"교육자나 군인.일반 공무원 등 대부분 연금 혜택을 받고 있으나 과학자들은 그렇지 못합니다. 그러다보니 정부출연연구소의 과학자들이 대학이나 산업계로 빠져나가는 거지요. "

천 위원장이 과학자 연금 신설을 강조하는 이유다.

최근 수능시험 응시자들의 자연계 지원이 급격히 주는 것도 과학기술의 미래를 어둡게 하는 요인으로 그는 내다봤다. 과학기술은 인재가 핵심인데 지원자가 줄면 그만큼 발전을 더디게 하기 때문이다.

1995년 수능시험 응시자는 인문계 39만명, 자연계 34만4천명이었지만 지난해에는 인문계 48만명, 자연계 25만6천명으로 그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

그는 콩나물 시루 같은 대학교실로는 교육의 질을 높이는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소한 현재보다 교수 요원을 배로 늘려야 한다고 천 위원장은 강조했다.

특히 학생들이 적성이나 하고 싶은 분야보다는 대학부터 가고보자는 식의 진학을 우리나라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의 하나로 그는 꼽았다.

박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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