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군, 세계 5위 내 드는 훌륭한 군…천안함 사건으로 역량 의심해선 안 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8면

미 행정부 국방정책자문위원회 의장인 존 햄리(사진)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소장은 7일 천안함 침몰 사건과 관련, “한국군은 세계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훌륭한(superb) 군대”라며 “(천안함 사건이 일어났다고) 한국군의 역량을 의심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한국국제교류재단이 서울에서 개최한 조찬 강연회에서다. 그는 이어 “정확히 어떤 사건이 발생했는지 (현재는) 알 수 없다. 사건의 결과를 보다 보면 매우 복잡한 국면이 나타날 수 있겠지만 단계별로 적절한 대응을 해나가야 하며 미국은 최선을 다해 한국을 도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미 간에 2012년 4월 17일로 합의된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의 한국군 전환 문제에 대해선 “5년 전 미국에서 이 문제가 처음 제기됐을 때, 실수(mistake)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전작권 전환을 주장하는 이들이 ‘한국 아닌 다른 아시아 국가에 미군을 재배치하자’는 부적절한 논리를 내세웠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이어 “지금이 (전작권 전환) 적기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한국인이 많다는 것도 알고 있다”며 “전작권 전환을 언제,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한·미가) 진지하고 열린 논의를 해야 한다. 전작권은 군사 문제만이 아니라 지정학적 결정이 필요한 한·미동맹의 문제”라고 말했다. 햄리 소장은 주한미군과 관련, “한국의 주변 강대국들은 역내 지정학적 권력을 강화하기 위해 한국을 지배하려 할 것이므로 (동북아) 역내 평화와 안정은 주한미군의 영구적(permanent) 주둔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군의 성장에 따라 주한미군의 성격과 규모는 진화하지만 주한미군은 한국에 대한 미국 공약의 핵심이라는 점에서 변함이 없을 것”이라며 “이는 미국의 이익에도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 정가에서 안보전문가로 손꼽혀온 햄리 소장은 차기 미 국방장관 후보의 한 명으로 거론되고 있다.

전수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