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변형 옥수수로 식용유·전분 만들어 팔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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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대형 식품업체들이 식용으로 못쓰게 돼 있는 유전자 변형(GMO)옥수수(제품명 스타링크)가 섞인 옥수수로 녹말가루(전분)와 식용유 원료를 만들어 식용으로 판매하다 적발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공업용이나 사료용으로만 쓰도록 돼 있는 미국산 스타링크가 일부 섞인 옥수수를 이런 방식으로 제조.판매한 삼양제넥스.두산CPK 인천공장에 대해 식품위생법 위반혐의로 최고 2개월간 영업정지토록 관련 시.군에 통보했다고 28일 발표했다.

식의약청은 또 스타링크가 섞인 옥수수눈(배아)을 식용유 제조업체에 판매한 두산CPK 이천공장.신동방과, 일부 공업용 전분을 식용으로 포장한 ㈜대상을 같은 혐의로 행정처분토록 했다.

적발된 회사들은 올 1~5월 미국에서 수입한 옥수수 중 스타링크가 함유됐다는 이유로 통관보류된 옥수수를 식용으로 쓰지 않겠다고 변경 신고해 수입했다.

삼양제넥스와 두산CPK 인천공장은 스타링크가 섞인 옥수수를 공업용 전분으로 제조한 뒤 각각 30t, 4.4t을 식품첨가물 제조업체에 식용 원료로 판매한 혐의다.

두산CPK 이천공장과 신동방은 각각 스타링크가 섞인 옥수수 눈 1천6백95t과 1천7백86t을 식용유 제조업체에 팔았다. 이들 회사는 공업용과 식용 전분의 생산라인을 엄격히 분리해야 하는 규정을 어기고 공업용을 식용 제조시설에서 제조.가공했다고 식의약청은 밝혔다. 식의약청은 "식용으로 둔갑한 공업용 전분과 식용유의 대부분은 이미 시중에 유통돼 회수할 수 없다" 고 말했다.

하지만 식의약청 송인상 안전평가관은 "옥수수를 갈아 만든 콘칩.토틸라와는 달리 전분은 제조과정에서 Cry9C 단백질이 물에 녹아 없어지기 때문에 인체에 해를 줄 우려는 없다" 고 말했다.

실제로 식의약청이 문제의 전분 24건과 옥수수 기름 17건을 수거해 검사한 결과 Cry9C를 발견하지 못했다.

◇ 식품회사들의 변=두산CPK 관계자는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 면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실험한 결과 스타링크 성분 가운데 Cry9C는 한계치 이하로 나와 인체에 무해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 말했다.

신동방은 배아 판매와 관련, "스타링크는 극소량에 불과하며 의도적으로 그렇게 한 것은 아니다" 면서 "유통되지 않은 제품은 최대한 회수하겠다" 고 밝혔다.

◇ 스타링크란=유럽의 아벤티스사가 병충해 내성을 강화한 유전자변형 옥수수. 소화를 지연시키고 알레르기 유발 우려가 있는 Cry9C라는 단백질을 함유하고 있다는 이유로 1998년 미국 환경청이 사료.공업용으로만 승인했다.

신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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