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를 보면 기업이 보인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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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호 26면

설명이 필요 없는 투자의 ‘달인’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의 투자 원칙은 간단하다. 기업의 장기 전망이 밝고, 내재 가치보다 주가가 싸며, 능력있고 믿을 만한 경영진이 경영하는 기업의 주식을 사서 제값을 받을 때까지 장기 보유하는 것이다.

격언으로 보는 증시 Review

그의 스승인 ‘성장주 투자의 아버지’ 필립 피셔는 이렇게 말했다. “장기적인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필수적인 것이 있다. 첫 번째가 탁월한 경영진이다.” 그는 장기 투자할 기업을 찾기 위해 경영진에 대한 업계 평가나 소문 등 뒷조사까지 하고 다녔다.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부사장은 “어느 중견 기업은 경영진만 보고 투자를 결정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시장에서는 ‘CEO 주가’라는 말이 있다. 최고경영자(CEO)가 누구냐에 따라 주가에 프리미엄이 붙을 수도, 디스카운트가 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애플이 대표적이다. 구원투수로 영입된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애플 ‘신화’를 다시 썼다. 그의 복귀 당시 10달러 선이던 주가는 200달러를 훌쩍 넘어섰다. 그의 건강과 관련된 소문에 주가가 출렁인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24일 복귀를 발표했다. 일선에서 물러난 지 거의 2년 만이다. “앞으로 10년 안에 삼성을 대표하는 제품이 사라질”지 모르는 “지금이 진짜 위기”라고 판단했다는 게 출사의 변이다. 이 회장은 삼성전자를 글로벌 기업으로 일궈냈다. 그의 복귀가 발표된 후 26일까지 사흘간 삼성전자 주가는 1.36% 상승했다. 기관과 외국인은 사흘 연속 삼성전자를 총 1500억원어치 가까이 사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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