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서해서 초계함 침몰로 104명중 58명 구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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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백령도 서남쪽 1마일 해상에서 경비 활동 중이던 우리 해군 초계함 천안함(1200t급·자료사진)이 26일 오후 9시45분께 원인 미상으로 선체 뒤쪽에 구멍이 뚫려 27일 00시 30분쯤 침몰했다. 초계함의 침몰 지점은 백령도와 대청도 사이 NLL(북방한계선)에서 남쪽으로 멀리 떨어진 해상이다.

합동참모본부의 정보작전처장 이기식 해군준장은 27일 “우리 함정의 선저(바닥)가 원인 미상으로 파공돼 침몰했다”면서 “새벽 1시 현재 함정에 탑승한 승조원 104명 중 58명이 구조됐고 초계함과 경비정 등을 투입해 나머지 승조원 구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 준장은 “파공 원인을 모르기 때문에 북한이 했다고 단정을 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빠른 시간 내 원인 규명을 하고 원인이 확인되면 거기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할 것이다. 원인을 규명하려면 날이 밝아야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명 피해는=천안함은 선체 뒤쪽 스크루 부분에 구멍이 뚫려 침몰했다. 상당수가 폭발 당시 바다로 뛰어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사고 해역에는 해군 소속 PK(100톤급) 함정 1척과 해경 함정 2척(1002함, 501함)이 출동해 사고 함정의 장병을 구조하고 있다. 그러나 사고 수역의 수온이 낮아 구조가 늦어지면 인명 피해가 늘어날 우려가 있다.

◇사고 원인은=합참은 인명 구조작업을 최우선으로 하기 때문에 아직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고 당시 인근에 있던 속초함에서는 레이더로 미상의 물체를 포착하고 5분간 경고사격을 가했다. 이에 이 준장은 “작전 중이던 초계함의 레이더 상에 미상 물체가 포착되어 경고사격을 하였고 레이더에 포착된 형상으로 보아 새떼로 추정된다”면서 “정확한 내용은 확인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군 소식통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천안함이 선체 뒤쪽 스크루 부분에 구멍이 뚫려 공격받았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면서 “당시 인근에 있던 초계함 속초함에서 북쪽의 미상 타깃을 76mm 함포로 엄호사격을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여권 고위 관계자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정부는 현재 북한 어뢰정에 의해 공격받았을 가능성과 북한이 설치한 기뢰에 의한 폭발 가능성, 북한에 의한 함포 공격, 우리 초계함이 싣고 다닌 무기가 자체 폭발했을 가능성 등을 놓고 원인을 파악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합참은 “확인되지 않았다”면서 신중한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진행 상황=27일 새벽 1시 30분 현재 해군은 백령도에 구급차와 구조헬기 등을 긴급 출동시켜 구조된 승조원들의 건강을 살피고 있다. NLL 남방 해상에서 해군의 구조 작업이 펼쳐지고 있지만 북한군의 특별한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고 합참은 전했다. 경찰청은 현재 인천과 서울, 경기, 강원지방청에 '을호 비상'을 발령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9시45분께 우리 해군의 초계함이 침몰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을 김성환 외교안보수석으로부터 보고받은 뒤 오후 10시께 청와대 지하벙커에서 긴급 안보관계장관회의를 소집했다.

이 대통령은 회의에서 사고 원인 파악도 중요하지만 승조원들의 인명 구조가 가장 중요하고 시급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우리 군의 인명구조에 최선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안보관계장관회의는 새벽 1시께 종료됐고 27일 오전 중 다시 안보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사태 파악에 나설 예정이다.

[합동참모부 '초계함 침몰' 브리핑]

합참은 27일 전날 밤 서해상에서 발생한 천안함 침몰 사고와 관련, "함정 바닥에 원인미상으로 파공되어 침몰됐다"고 중간발표했다. 다음은 합참의 공식 발표문과 이기식(해군준장) 합참 정보작전처장의 일문일답.

『3월26일 오후 9시45분께 백령도 서남방 해상에서 임무수행 중이던 아 함정의 선저(바닥)가 원인미상으로 파공되어 침몰중에 있다. 현재 구조인원은 58명이며 현장에는 아 초계함, 경비정 등이 위치하여 구조작업을 실시 중에 있다. 작전 중에 초계함 레이더 상에 미상물체가 포착되어 경고사격을 하였고 레이더에 포착된 형상으로 보아 새떼로 추정되나 정확한 내용은 확인중이다.』

--북한과의 교전 가능성을 어떻게 보나.
▲사고 원인을 모르기 때문에 북한이 했다고 단정을 못하고 있다. 빠른 시간내 원인 규명을 해서 원인이 확인되면 거기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할 것이다. 원인규명 하려면 내일 날이 밝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고지점은
▲백령도와 대청도 사이인데 백령도 서남쪽 1마일 해상이다.

--단순한 침몰로 안보관계장관회의를 소집하나.
▲나머지 많은 인원이 구조가 안된 상황이다. 현재 배는 거의 침몰됐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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