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집권후반 장악력 다지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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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군(軍).경(警)을 바짝 챙기는 모습이다.

金대통령은 24일 '창군(創軍)동우회' 의 원로 예비역 장군들을 청와대로 초청, 오찬을 함께 하며 "6.25 때 공산 침략을 막지 못했으면 오늘의 대한민국은 없었을 것" 이라고 말했다.

金대통령은 "포탄 속에서 나라를 지킨 여러분은 대한민국의 근원을 만들고 지킨 분들" 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박현수 회장 외에 강영훈 전 총리, 최영희.유재흥 전 국방, 백선엽 전 교통, 박경원 전 내무부 장관, 김계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이 참석했다.

특히 金대통령은 "국가 안보를 확고히 지켜야 한다는 것은 여러분이 현역 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로 중요한 문제다. 다만 시대가 바뀌었고, 방법이 달라질 수는 있다" 고 지적했다.

金대통령의 일정을 보면 군에 대한 '배려' 가 눈에 띈다. 올 2~3월 육.해.공 3군사관학교는 물론 학군 장교(ROTC)와 육군 제3사관학교 졸업식까지 모두 참석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집권 후반기에 대북 화해 정책을 꾸준히 밀고가기 위해선 보수세력의 기반인 군의 지지가 중요하다 "고 설명했다.

金대통령은 25일엔 청와대로 일선 경찰관 2백30여명을 부른다. 이무영(李茂永)경찰청장이 배석한다. 대우차 시위의 과잉진압과 경찰대 동문회 성명서 파문으로 李청장은 경질 논란의 한복판에 있다.

여권 관계자는 24일 "(李청장이)대우차 과잉 진압에는 충분히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자꾸 잡음이 불거져 (유임의)변수가 남은 상황" 이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청와대 모임이 "李청장에 대한 'DJ 신임' 을 확인해 주는 자리가 될 것" 이라는 관측이 퍼지고 있다. 3.26 개각 때 이정빈 전 외교통상부장관의 경질 직전 해외순방을 취소시켰던 DJ의 스타일상 '李청장 경질' 쪽이라면 그런 격려 자리의 배석은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민주당 당직자는 "집권 후반기일수록 국정 장악력 측면에서 경찰을 바라보는 게 권력의 속성이 아니냐" 고 말했다. 그는 "경찰 총수까지 바꾸면 시위진압 등 궂은 일을 도맡는 경찰의 충성 관리가 쉽지 않을 것" 이라면서 "경찰 간부들의 출신.성향은 복잡하며, 李청장의 대안이 마땅치 않다" 고 주장했다.

김진국.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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