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독서프로 재미·교양 동시에 노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5면

KBS가 봄 프로그램 개편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공영성 강화의 핵심이라고 강조한 프로그램이 바로 'TV 책을 말하다' (5월 3일 첫 방송)였다. 독서 프로그램으로는 이례적으로 주요 시간대인 밤 10시(매주 목요일)에 편성한 데서도 이같은 의지를 읽을 수 있다.

편당 제작비를 다른 스튜디오 프로그램의 두 배인 2천5백만원으로 책정할 정도로 사내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지만 제작진은 "어느 정도는 봐줘야 문화적 이슈가 될텐데" 라며 시청률에 대한 고민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메인 MC인 박명진 서울대(언론정보학과)교수와 10분짜리 코너인 '책으로 보는 세상' 의 진행자로 선정된 개그맨 이윤석에 기대를 걸고 있다. 제작을 맡은 황용호PD는 "지적 매력이 넘치는 진행자를 선정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며 "박교수가 독서프로그램이 활성화된 프랑스에서 공부한 것도 선정 이유" 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프로그램에 박교수의 캐릭터를 녹이려고 한다" 고 덧붙였다. 정해진 멘트를 가지고 진행하는 게 아니라 지식인으로서 직접 주제를 잡아 대담을 진행하는 방식을 택하겠다는 뜻.

박교수가 패널과 함께 지적 담론의 향연을 펼치는 임무를 부여받았다면, 개그맨 이윤석의 역할은 책을 더 친근하게 만드는 것이다. 연세대 국문과를 졸업한 그는 항상 책을 끼고 다니며 틈나는대로 읽는 독서광으로 유명하다.

황PD는 "이윤석의 독서 습관은 필요한 부분을 골라서 읽는 요즘의 독서 트렌드와 딱 맞아 떨어진다" 고 소개했다.

두 진행자가 서로 부족한 점을 보완하며 재미와 교양을 아우른 독서 프로그램을 만들어낼지 관심이 간다. 첫 회는 『로마인 이야기』의 저자인 시오노 나나미 인터뷰 등으로 꾸민다. 제작진은 단순한 책 소개에 그치지 않고 취재와 대담을 통해 대중과 호흡을 함께 할 계획이다.

우상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