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당 이회창 총재, 대표로 직함 바꿔 … 전국 정당화 결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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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여의도에 ‘총재’는 없다.

자유선진당은 17일 서울 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에서 전당대회를 열고 이회창 총재를 대표로 추대했다. 선진당은 이날 대표체제로 전환하는 당헌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 대표가 당기를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선진당이 17일 서울 잠실 올림픽펜싱경기장에서 전당대회를 열고 이회창 총재의 직함을 ‘대표’로 바꿨다. ‘제왕적 총재’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쇄신하고 당의 체질 개선을 위해서다. 이 전 총재로선 13년 만에 ‘이 대표’로 돌아간 셈이다. 김영삼 정부 말기인 1997년 대선을 앞두고 신한국당 대표가 된 그는 이후 한나라당 총재(98~2002년), 자유선진당 총재(2008년) 직함을 지녀왔다.

선진당 내에선 직함 변경에 대해 “한국은행 총재, 적십자사 총재도 있는데 왜 흔한 대표로 직함을 바꾸느냐”며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그러나 이 전 총재가 스스로 “총재라는 명칭을 그만 쓰고 싶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회창 대표’는 이날 취임 연설에서 “‘천지는 만물이 머무는 여관이요, 시간은 영원한 나그네’라는 말이 있다. 그 나그넷길에 제가 선진당과 조국 발전을 위해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다시 한번 주신 당원 동지 여러분께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2007년 광야에 홀로 선 듯 외롭게 선거를 치른 것도, 자유선진당을 창당한 것도, 국민 여러분과 조국 대한민국에 보답하기 위한 저 나름의 몸부림이었다”고 회고했다.

특히 이 대표는 현 정치상황을 “위성정당 전국시대”로 규정했다. 그는 “예전에도 선거철이 되면 정당들이 새로 생겼다가 선거가 끝나면 거품처럼 사라지곤 했지만 지금은 매우 특이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심대평 전 선진당 대표의 (가칭)국민중심연합,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의 (가칭)평화민주당 창당을 지칭한 것이다. 이 대표는 또 “도끼를 갈아서 바늘을 만드는 마부작침(磨斧作針)의 심정으로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가능하게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선진당은 이날 세종시 원안 추진과 지방선거를 통한 전국정당화를 결의했다. 변웅전·이진삼·이재선 의원, 황인자 여성위원장, 이흥주 전 최고위원 등 5명이 새로 최고위원에 선출됐다. 최고위원 선거는 대의원 1인2표제로 실시됐으며 유효표 1986표 중 변 의원이 616표, 이 전 최고위원이 427표, 황 위원장 382표, 이진삼 의원 314표, 이재선 의원 247표의 순이었다.

백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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