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자원 봉사자로 나서려는 사람이 드물어 시민의식 실종이 우려되고 있다.
자원봉사자를 통해 행사 등을 치르려는 기관.단체들은 "힘들고 어려운 일을 하지 않으려는 현상이 자원봉사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며 맥이 빠져 있다.
부산아시아경기대회 조직위원회는 3월1일부터 이달 말까지 아시안게임 때 활동할 자원봉사자 2만2천 명을 모집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16일까지 신청자는 5천4백35명. 조직위는 이런 추세라면 마감때까지도 7천명을 넘지 못할 것으로 보고있다.
조직위 관계자들은 이달 중순부터 대학.종교단체.사회단체 등을 찾아다니며 '자원봉사' 를 요청하고 있지만 별 성과를 얻지 못한 상태다.
조직위 정의봉(鄭義鳳)인력물자부장은 "비상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행사를 치를 수 없는 상황" 이라고 말했다. 조직위는 대학의 관광.어학 관련 학과장 등을 만나 "학생들이 단체로 자원봉사에 나설 수 있도록 자원봉사를 학점으로 인정해 주고 아시안게임 기간에 중간고사를 치르지 않도록 해달라" 고 부탁하고 있다.
게다가 시가 시민들을 대상으로 1998년 3월1일부터 운용해온 '복지자원봉사 점수 저축제' 도 3년여동안 별 성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부산시의 유인책 부족 등으로 시민들의 참여가 기대를 훨씬 밑돌고 있기 때문이다. 이 제도는 봉사 활성화를 위해 시민들에게 봉사 난이도에 따라 일정한 점수를 부여, 누적 점수대별로 인센티브를 주자는 취지다.
관련단체의 한 관계자는 "부산에서 몸이 불편해 집에만 있는 2만 명을 제대로 살피려면 1만 명의 자원봉사자가 필요한데 봉사자는 5천4백여 명밖에 안된다" 며 "힘든 분야일수록 자원봉사자가 줄고 있다" 고 말했다.
부산진구는 4월 한달 간 불우이웃과 소년소녀가장을 돕는 자원봉사자 2백50명을 모집하고 있지만 17일까지 신청한 봉사자는 60여명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신라대 정홍섭(鄭弘燮)교수는 "정보화 시대가 닥친데다 개인주의 성향까지 강해지면서 사람들이 힘든 일을 기피하는 경향도 늘어났다" 며 "이득이 없는 자원봉사에 점점 나서려 하지 않는다" 고 말했다.
정용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