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만은 꼭] "여성센터 세워주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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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부산이 한국 제2의 도시라지만 여성문제에 관해서는 과연 그만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는지 의심스럽습니다.”

부산여성개발센터 건립을 목놓아 기다리는 부산여성계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부산여성단체협의회를 비롯,부산여성단체연합 ·부산여성단체연대 등 부산지역 60여 곳의 여성단체(회원 12만 명)들은 안상영 부산시장의 공약사업인 여성개발센터 건립에 대해 부산시가 부지조차 확보하지 못하자 크게 반발하고 있다.

현재 부산에 있는 여성 관련 시설은 여성회관(남구 대연동)과 여성문화회관(사상구 학장동)등 두 곳.그러나 이곳들은 저소득 여성이 대상이 된 취업연수시설이지 여성시설을 아니라는 것이 여성계의 주장이다.

서울의 경우 기존 한국여성개발원 외에 서울여성플라자가 내년 준공예정으로 건립 중이며 경기도에는 여성개발센터,충남과 경북에도 여성정책개발원과 같은 시설들이 있다.

지역여성계에서는 여성이 남성보다 훨씬 많은 지역의 특수성에도 불구하고 여성문제를 논의하고 지도자들도 키워낼 수 있는 여성개발센터가 없다는 것은 ‘어불성설(語不成說)’이라며 불만을 표하고 있다.

부산시는 지난해 4월 북구 금곡동 부산시 공무원연수원 부지 4만 평 가운데 5백여 평을 할애해 개발센터를 건립하기로 했으나 투자 우선 순위에서 밀려 투자 조사비 2억 4천만원마저 전액 삭감됐다.

게다가 부산시는 이 약속마저 부지가 부산대 제2캠퍼스 후보지가 됐다는 이유로 ‘없던 일’로 돌려 여성계의 반발은 더욱 거세졌다.

부산여성단체협의회 김기묘(金奇妙)회장은 “여성의 정치참여와 사회진출이 늘고있는 마당에 여성들이 한자리에 모여 정보를 교환하고 여성정책을 연구하고 여성관련 국제행사를 치를 수 있는 공간이 없어 절망 아쉽다”며 “부산시는 약속대로 부산여성개발센터 하루 빨리 건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진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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