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고장 이색모임] 전주 '동화 읽는 어른 모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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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지난 26일 오전 전주시 완산동 시립도서관. 30~40대의 엄마 30여명이 모이더니 10여명씩 모듬(그룹)을 짓는다. 그리고 동시집 '엄마야, 누나야' 와 '귀뚜라미와 나와' 를 읽은 독후감을 말하며 2시간 동안 진지한 이야기 꽃을 피운다.

모임은 어린이들에게 동시를 어떻게 지도할 것인가에 대한 토론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한쪽에서는 아이들에게 더 많은 생각, 더 많은 표현을 할 수 있도록 자유를 주는 게 좋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생각을 정리 정돈해 표현할 수 있도록 이끌어줘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온고을 동화 읽는 어른 모임' .1998년 12월 '내 아이의 손에 좋은 책을 들려 주자' 는 취지로 만들었다.

처음에는 황춘임(회장.43)씨를 비롯해 권옥(37).문우순(40).민경희(33).오미숙(41).유영주(41).이순례(36).이윤순(36).이창순(33).정은화(32).최수경(32).한옥진(36).황미녀(38).황정순(40)씨등 14명으로 출발했다. 회원이 계속 늘어 지금은 40명이 넘는다.

회원들은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동화책을 골라 함께 읽은 뒤 매주 월요일 만나 토론하고 독서.학교생활 지도를 어떻게 할 것인가 등의 고민을 서로 나눈다.

이들의 활동은 책 속에만 갇혀 있는 게 아니다. 5월이나 6월에는 아이들의 손을 잡고 갯벌탐사도 다니고 수목원 등으로 '들풀기행' 을 하기도 한다.

또 '내고장 작가와의 만남' 을 갖고, 신문을 활용한 NIE교육도 받는다. 가을이면 주변 사람들을 모아 '동화와 함께 한 문화 한마당' 을 열어 회원 엄마와 아이들이 함께 전래동요를 부르고 옛 이야기를 들려 준다. 또 그림책을 읽어주고 좋은 책들을 전시한다.

사회봉사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방학 때는 전주 완산.금암.인후도서관에서 개최하는 독서교실에 참가해 프로그램을 짜고 교사를 맡는다. 초등학교 저학년생을 위한 '금요 독서교실' 도 운영한다.

회장 황씨는 "내 아이들에게 좋은 책을 읽히자는 뜻으로 시작했으나 앞으로 공공도서관 살리기와 학급문고 살리기 같은 운동도 적극 펼치겠다" 고 말했다.

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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