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 대우자판과 결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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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대우가 5월부터 미국 GM 본사의 브랜드인 ‘시보레’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본지 2009년 10월 1일자 e1면>이와 함께 그동안 GM대우의 판매를 담당해온 대우자판과 판매계약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아카몬 GM대우 사장이 10일 서울 밀레니엄힐튼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마이크 아카몬 GM대우 사장은 10일 서울 밀레니엄힐튼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5월에 시보레 브랜드를 도입한다”며 “남은 기간 노조와 기존 대리점을 설득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시보레만 쓸 것인지, 당분간 기존 ‘GM대우’ 브랜드를 병용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고민하고 있다”며 “시보레 이외의 다른 GM 브랜드(뷰익7·GMC)를 들여오는 데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보레는 연간 300만 대 이상 팔리는 GM의 최대 브랜드다. 소형차부터 대형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픽업트럭, 스포츠카까지 30여 개의 다양한 차종을 보유하고 있다. GM대우가 시보레 브랜드로 바꾸고 판매망을 정비해 하반기부터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면 올해 두 자릿수 시장 점유율 달성이 어렵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라세티 프리미어의 경우 신차 고객의 40% 이상이 30여만원 하는 시보레 브랜드 세트를 사다가 마크를 바꿔 달고 있다.

아카몬 사장은 노조가 GM대우 브랜드 폐지를 반대하는 것에 대해 “이런 사항은 노조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결정하는 것”이라고 못 박고 “내수 판매를 늘리겠다는 목표 아래 브랜드를 변경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차 계획에 대해 그는 “올해 마티즈 LPG와 준대형 세단, 신형 SUV 등 신차 3가지를 내놓고, 내년에는 국산차로선 처음으로 가솔린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보일 것”이라고 소개했다.

대우자판과의 결별에 대해선 “궁극적으로 결별키로 결정을 내렸고, 이 결정은 번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GM대우는 현행 지역총판제는 계속 유지하면서 대우자판이 관할하던 지역(서울 강남, 인천, 경기서부, 충청, 전라, 제주)에는 신규 딜러를 선정할 계획이다. GM대우 관계자는 “대우자판이 GM대우에 신차 판매대금을 제때 지불하지 못 한 게 결별의 원인이 됐다”고 말했다. 대우자판이 수입차 판매와 건설 분야에 주력하면서 GM대우의 내수 점유율이 떨어진 것도 갈등을 일으켰다.

대우자판은 수입차 브랜드 확대 등 자동차 판매사업을 계속 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GM대우 측은 채권단인 산업은행에 추가 자금지원을 요청할 계획이 있는지에 대해 “채권단의 추가 자금지원은 필요하지 않다”고 밝혔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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