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방문 첸치천 중국 부총리 '빈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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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지난 18~24일 미국을 방문한 첸치천(錢其琛)중국 부총리는 큰 성과 없이 중국에 돌아가게 됐다.

미국의 대만에 대한 무기판매 재고 요청을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중국이 간섭할 문제가 아니다" 면서 단호하게 거절한 데다 2008년 베이징(北京)올림픽 유치 협조 요청에도 명확한 답변을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錢부총리는 부시 미 대통령뿐 아니라 콜린 파월 국무장관,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 등과 중.미 현안에 대해 폭넓게 논의했지만 결국 양국간 뚜렷한 입장 차이만 확인한 셈이다.

특히 부시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錢부총리에게 "양국간 상호 우호관계 유지가 중요하다" 고 말하면서도 중국 인권문제를 거론하는 등 중국측의 심기를 건드렸다.

한편 錢부총리는 23일 미.중 기업위원회 오찬 연설에서 "대만에 무기를 파는 것은 불에 기름을 끼얹는 셈" 이라며 미국의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시 전쟁 가능성을 경고했다.

중국 관측통들은 錢부총리의 전쟁 경고 발언이 부시 대통령 등과의 회담 내용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시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에 대해 천수이볜(陳水扁)대만 총통은 24일 국가안전회의를 소집해 대응태세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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