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기토끼'는 옛말 '우비소년' 새로 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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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안녕하세여. 코믹엽기 우비소년이 살고 있는 우거지 맨션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

'엽기토끼' '졸라맨' 의 뒤를 이어 플래시 애니메이션 '우비소년' (http://www.woobiboy.com)이 인터넷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해말 인터넷에서 상영을 시작, 석달 만에 하루 조회수 4만회를 넘어서는 인기사이트가 됐다. 분야별로 사이트 순위를 매기는 '100hot' (http://www.100hot.co.kr)에서 '딴지일보' '엽기 닷컴' 등에 이어 현재 유머.패러디 분야 8위에 올라 있다. 11편까지 제작됐으며 네티즌의 호응에 힘입어 e-카드도 서비스 중이다.

'우비소년' 의 무대는 '엽기적' 인 개성을 지닌 주민이 모여사는 우거지 맨션. '환상의 맨션' 이라는 광고를 보고 이 곳에 입주한 사고뭉치 우비소년이 뻥도사.뱃살공주.슬로우 밧데루.빠다킹.엘비수 등 결코 평범치 않은 면모를 지닌 이웃들과 좌충우돌 폭소담을 엮어간다.

노란 비옷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뒤집어쓰고 있는 우비소년이나 여성이지만 여성성이라곤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슬로우 밧데루, 식욕이 왕성해 뱃살이 늘어질 정도인데도 콤플렉스가 전혀 없는 뱃살공주 등 등장인물의 생김새나 성격이 하나같이 그로테스크하다.

여기에 중요 장면마다 'X파일' 주제곡이 깔리면서 해설자로 (멀더가 아니라) 뮐더가 등장하고 '지구의 평화를 지킨다' 며 조악한 생김새의 마징가 제트가 슈퍼맨(얼굴 부분만 실사로 처리했다)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하늘을 나는 등 매니어들이 열광할 만한 대중문화적 요소가 삽입돼 쓴웃음과 폭소를 번갈아 자아낸다.

'우비소년' 을 만든 로이비주얼의 이동우 대표는 "플래시 애니메이션으로 일단 네티즌들에게 검증을 받은 뒤 장편으로 발전시킬 생각" 이라고 말했다. 길어봤자 2~3분 분량인 플래시 애니메이션은 제작비가 편당 3백50만원에 제작기간도 1~2주다.

다양한 아이디어를 실험해볼 수 있고 장편 제작 전에 인지도를 높이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는 것이 이대표의 설명이다. 매주 한편씩 선보이고 있으며 52편까지 만들 계획이다.

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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