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국 대만 무기판매 경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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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워싱턴=김진 특파원, 장세정 기자]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23일(한국시간) 미국을 방문 중인 첸치천(錢其琛)중국 부총리와 만나 미.중간 현안을 폭넓게 논의했다.

이날 만남은 지난 1월 부시 행정부 출범 후 양국간에 열린 최고위급 회담이다.

공식 회담에 앞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두 사람은 미.중 우호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양측의 국익에 유리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으나 정식 회담에서는 ▶대만에 대한 미국의 첨단 무기 판매▶미국의 국가미사일방위(NMD)체제 구축▶중국의 인권 문제 등을 놓고 현격한 이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부시 대통령은 "(1979년의 대만 관계법에 따라) 대만의 방위를 위해 마땅히 해야 할 의무를 다하겠다" 며 무기 판매 가능성을 시사하면서도 "아직까지 무기를 판매할지는 확정하지 않았다" 고 덧붙였다. 錢은 "미국이 다음달 미.대만간 군수회의에서 이지스함 등 첨단 무기의 대만 판매를 결정하면 대만 해협의 안정을 해칠 수 있다" 는 뜻을 강하게 전달했다.

부시는 또 "(중국에서도) 종교의 자유가 지켜져야 양국관계가 건설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 고 밝혀 파룬궁(法輪功)에 대한 중국의 탄압에 불만을 표시했다.

錢은 이에 대해 "중국이 과거에 비해 경제.인권.환경 등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룩한 만큼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과 2008년 올림픽 유치에 미국이 적극 협조해 달라" 는 뜻을 전달했다. 이처럼 양측의 이견이 두드러지기는 했지만 부시는 오는 10월 상하이(上海)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때 중국을 방문하겠다며 관계 개선의 여지를 남겨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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