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쌓이는 개각 요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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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다음주에 단행할 개각에 대해 외교.안보팀 재정비설 등 여러 관측이 쏟아지고 있다.

◇ 1급비밀 공개와 개각 변수〓외교안보팀 정비설이 나오는 것은 23일 이정빈(李廷彬)외교통상부장관이 " 'DJ-부시, DJ-푸틴' 정상외교의 1급비밀을 공개한 탓" 이라고 민주당 관계자가 꼬집었다. 이 관계자는 "국가미사일방위(NMD)체제 문제를 둘러싼 외교 혼선논쟁을 해소하기 위한 조바심 때문에 李장관이 실수한 것 같다. 장관 인책론을 덮기 위한 의도에서 한 발언 같은데 역효과가 날 수 있다" 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에게도 부담이 되는 민감한 발언이어서 수습이 쉽지 않을 것 같다" 고 지적했다.

외교부쪽과 달리 같은 세종로 정부 중앙청사에 있는 통일부는 상대적으로 여유 있다. 고위 당국자는 "북한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 답방문제의 노하우를 박재규(朴在圭)통일부장관이 많이 갖고 있는 만큼 유임되지 않겠느냐" 면서도 긴장감을 늦추지 않았다.

조성태(趙成台)국방부장관은 장수(長壽.22개월) 탓에 여러 얘기가 나오고 있지만 그의 일 처리와 팀워크 관리에 대한 金대통령의 평점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고위 당직자는 "외교안보팀 정비는 ▶김정일 위원장 서울 답방 프로젝트 유지▶대미 외교라인 강화▶유임될 임동원(林東源)국정원장과의 호흡문제가 변수" 라고 전했다. 그는 " 'DJP+α' 구도 덕분에 외교통상부장관으로 거론되는 민국당 한승수(韓昇洙)의원도 이런 측면에서 金대통령이 따져보고 있으며, 특히 YS정권 때 그의 역할도 점검대상" 이라고 말했다.

◇ 민주당 몫은 어디〓김원길(金元吉)보건복지부장관에 이어 민주당에서는 행정자치부장관 자리를 당의 몫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인기(崔仁基)장관이 내년 지방단체장 출마 준비를 위해 교체될 경우다.

동교동계 핵심의원은 "민주당 몫은 한두 명의 최소선에 그칠 것이다. 행자부장관은 내년 지방선거를 대비하고 임기 말 복지부동(伏地不動)등 관료사회에 대해 장악력을 높일 수 있는 인사가 맡을 것" 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청와대 남궁진(南宮鎭)정무수석이 행자부장관에 기용될 가능성은 "50대50" 이라고 전했다. 노무현(盧武鉉)해양수산부장관은 "오는 9월까지는 장관직을 수행하고 싶다" 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금 장관직을 물러나면 차기 대선 경쟁측면에서 불리하다" 는 게 주변의 판단이다.

◇ 자민련 몫〓두개의 장관자리(한갑수 농림.신국환 산업자원부장관)를 갖고 있는 자민련은 건설교통.환경.노동.해양수산부 쪽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측은 "민생부처(보건복지부)에서 실수하면 국정위기가 온다는 의료사태 경험을 자민련도 알아줬으면 한다" 고 눈총을 주고 있다. 신국환(辛國煥)산자부장관은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가 직접 전화를 걸어 "걱정말라" 고 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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