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가족나들이 명소] 제주 방선문계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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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제주시 오라2동 남쪽 오등동 마을에 있는 방선문 계곡. 화산활동으로 만들어진 기암괴석 사이로 한라산에서 터져 내려오는 물줄기가 구비구비 휘어감기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이런게 무릉도원인가 싶은 기분에 빠져든다.

제주절경을 일컫는 ‘영주십경’중 하나인 영구춘화(瀛邱春花)의 소재지다.그래선지 이곳은 옛부터 풍류의 고장이었다.조선조 제주에 부임했던 목민관마다 문인 ·관헌을 끌고 오지 않은 이가 드물다.

계곡내 37개의 자연석벽 곳곳에 당시 목사 ·문인들이 이름이나 싯귀를 새겨넣은 마애명(磨崖銘)도 명물이다.요즈음 시각으로야 벼슬아치들의 자연파괴 현장인 셈이지만.

마애명은 제주도내 산방산,용연일대에도 많지만 방선문 계곡에 가장 많이 집중됐다.

계곡내 거대한 아치형 둥근 바위가 자리를 잡아 ‘신선을 찾아가는 문’이란 뜻에서 방선문(訪仙門)이란 이름이 붙어 계곡을 지칭하는 말로 굳어졌다.

방선문 바위 바로 동쪽에 ‘환선대’(喚仙臺 ·신선을 불렀던 곳)바위가 자리해 옛 선인들이 느꼈던 감동의 일단이 엿보인다.

오라골프장 부근 제주교도소 정문을 지나 남쪽으로 2백여m를 가면 계곡 입구가 기다리고 있다.

제주=양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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