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룡의원 발언 파문 "정계개편 필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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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한나라당 김덕룡(金德龍)의원은 22일 "내년 대통령선거 전에 지역 대결이 아닌 비전.정책 경쟁을 할 수 있도록 정당 구조의 재편이 필요하다" 고 말했다. 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 초청 특강에서다.

"개헌 전 김대중 대통령이 당적을 포기하고 정권 재창출 집념을 포기해야 한다" 는 토를 달았지만 그의 발언은 미묘한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金의원은 이회창(李會昌)총재가 정계개편에 대해 "정권 재창출을 노리는 현 정권의 음모" 라고 주장한 것에 반대 의견을 편 셈이다. 金의원은 李총재도 비판했다. "오늘의 정치상황이 金대통령의 정권 재창출 집념과 李총재의 '대권을 놓쳐선 안된다' 는 강박관념이 충돌해 비롯됐다" "李총재는 3金정치 청산의 주체가 아닌 대상" 이라고 했다.

이부영(李富榮)부총재도 부산대 강연에서 "李총재가 3金 지역할거주의에 포위되는 상황이 오자 영남을 기반으로 한 또 다른 지역주의로 대응하고 있다" 고 비판했다. 이들 두 중진은 비주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李총재는 이와 관련, 별다른 얘기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한 당직자는 "의약분업.언론인 계좌 추적 등 잇따른 실정(失政)으로 李총재에게 힘이 몰리는 추세" 라면서 "비주류로선 할 수 있는 얘기" 라고 말하는 '여유' 를 보였다.

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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