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셉 바이든 의원 "한·미 정상회담 실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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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미국 상원 외교위에서 민주당 간사인 조셉 바이든(델라웨어.사진)의원이 20일(현지시간) 한.미 정상회담에서 나타난 공화당 정권의 혼돈을 집중 성토했다.

이 상임위는 공화당의 대표적인 매파인 제시 헬름스(노스 캐롤라이나)의원이 위원장이고 부시 행정부 출범 이후 대북 강경 분위기를 확산시키는 데 역할을 해왔다. 민주당이 그 상임위에서 반격을 시작한 것이다.

이날 회의는 국무부 정무담당 차관으로 임명된 마크 그로스먼에 대한 인준 청문회였다.

바이든 의원은 "(부시 대통령의)김대중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은 파국이자 실패였으며 사안들을 후퇴시켰다" 고 지적했다. 그는 정상회담 전날 콜린 파월 국무장관이 대북한 협상재개를 강력히 암시했던 점을 들어 "(정상회담 후)다른 사람들이 한 얘기는 파월 장관이 24시간 전에 한 이야기를 명백하고 현저하게 평가절하했다" 고 지적했다.

바이든 의원은 행정부 내에서 이견이 분출하고 있음을 암시하면서 "나는 지금 누가 행정부를 대변하고 있는 것인지 알고자 한다" 고 몰아세우면서 "사태의 진상이 무엇이든 나는 이같은 일이 되풀이되지 않기를 희망한다" 고 덧붙였다.

바이든 의원이 특별히 그로스먼 인준대상자를 추궁한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그로스먼 차관 임명자는 '혼선' 문제에 대해선 답변하지 않았다. 하지만 바이든 의원의 이날 공격은 부시 행정부 외교정책에 대해 민주당측에서 공식적으로 제기한 첫번째 공격으로 평가되고 있다.

바이든 의원은 1973년부터 내리 5선을 기록하고 있으며 75년부터 외교위에서 활동해 상원의 대표적인 외교통으로 꼽힌다. 그는 시라큐스대 법대를 졸업했으며 정계에 진출하기 전 변호사를 지냈다.

워싱턴=김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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