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 홀] 대변신 선언 올 대종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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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한국 영화계의 최대 잔치인 대종상의 일정이 결정됐다. 다음달 25일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열기로 한 올해(제38회) 대종상 시상식의 가장 큰 특징은 영화인협회(회장 유동훈)와 영화인회의(회장 이춘연)가 공동 주최한다는 점. 분열됐던 영화계가 모처럼 손을 잡고 행사를 치르는 것이다.

또 지난해 영화인회의가 주최해 반응이 좋았던 '한국영화축제' 를 시상식 직전에 나흘간 열어 분위기를 북돋울 계획이다. 관객과 함께 하는 대종상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심사방법도 달라졌다. 행사 1개월 전부터 인터넷(http://www.sbs.co.kr)을 통해 일반 관객이 인기투표를 하도록 했다. 기존의 예심을 없애고 네티즌 투표의 결과를 심사에 참고 한다. 일반인의 활발한 참여를 겨냥한 전략이다. 대신 심사위원을 15명(종전 8~10명)으로 늘려 최대한 전문성을 살리겠다고 한다. 하지만 지역별 인기작품.배우 등을 선정하겠다던 당초 구상은 시간.자금 부족으로 이번엔 실현되지 못했다.

부문별 후보작 발표를 생략한 것도 올해 달라진 점. 대종상 집행위원회측은 "한해 발표되는 한국영화가 60여편에 그쳐 후보작의 의미가 적다" 며 "예년의 예로 볼 때 후보작에서 탈락한 영화의 관계자들은 아예 시상식에 나타나지 않아 행사의 의미가 반감됐다" 고 설명했다.

많은 영화인을 불러모으고, 모든 작품에 공평한 기회를 준다는 차원에서 후보작 선정을 없앴다는 것. 대신 최종 결과 발표 직전에 심사위원이 상의하는 모습을 TV로 생중계해 현장의 긴박성을 전달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관객의 반응은 현재까지 미지수다. 예컨대 시상식 한달 전에 부문별 후보작을 선정하고 그 사이에 각종 행사를 집중 배치해 시상식의 열기를 높여가는 아카데미상과 정반대의 결정이라 결과를 점치기 어렵다. 네티즌의 참여가 얼마나 활발할지도 속단할 수 없다. 대종상이 올해엔 과연 얼마나 달라질까. 다음달 25일이 기대된다.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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