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대 전 복지부 기획실장 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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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차흥봉 전 보건복지부장관의 직권면직 조치로 옷을 벗어야 했던 김종대(金鍾大.사진) 전 복지부 기획관리실장은 "車장관이 의보 통합과 의약 분업을 밀어붙이기 위해 나를 면직시킨 것" 이라고 주장했다.

경산대 객원교수 겸 한국복지문제연구소장인 金전실장은 19일 저녁 "車전장관에게 의보 통합과 의약 분업을 강행하면 의보 재정이 파탄날 것이라고 수차례 건의했지만 번번이 묵살됐다" 고 말했다.

- 면직 사유가 장관에 대한 항명 때문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車전장관이 부임한 지 한 달밖에 안된 1999년 6월 복지부 실.국장을 모아 놓고 의료보험 전면통합 방침을 일방적으로 밝혔다. 내 건의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의보 통합의 문제점을 공론화하기 위해 건의문을 만들어 기자실에 배포했다. 이를 빌미로 車장관이 나를 직권면직했다. 의보 통합과 의약 분업을 강행하기 위해 걸림돌을 미리 없애자는 의도였다고 본다. "

- 98년 의보통합 이후 의보 재정에 문제가 없었나.

"누적 보험료 징수율로 보면 큰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납기 내에 낸 보험료만 따지는 당기 징수율은 98년 이전 90%대에서 99년에는 70%대로 뚝 떨어졌다. 의료보험 체제를 유지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복지부는 이 통계를 발표하지 않았다. "

- 車전장관이 의약 분업을 강행한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보나.

"의약품 오.남용을 줄인다는 게 명분이었지만, 속으로는 의보 통합 이후 의보 재정이 급속도로 고갈되자 의사들의 약 조제권을 빼앗아 의보공단이 의사들에게 지급해온 약값을 절약하겠다는 의도도 있었다고 본다. "

정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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