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빙기 낙석사고 '주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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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봄을 맞아 얼었던 땅이 녹으면서 산간도로에서 낙석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대형사고로 이어질 우려가 있는데도 행정기관에서 예산부족 등을 이유로 땜질식 처방에 그쳐 해마다 이맘때면 되풀이되고 있다.

지난 9일 남원시 주천면 고기리 지리산 국립공원 내 60번 지방도로에 5백여t의 흙.돌 등이 쏟아져 내렸다. 이로 인해 정령치로 올라가는 도로는 14일까지도 차량이 못 다니고 있다.

이날 사고는 해발 5백m 육모정 부근 절개지의 울타리가 무너져 내린 바위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발생했다.

이 도로는 지난 1일에도 2백여t의 낙석이 쏟아져 사흘에 걸쳐 치웠다. 지난달 말 군산시 나포면 원나포마을 앞 도로에서도 70여t의 바위.모래.흙이 쏟아져 이틀 동안 차량통행이 막혔다.

또 완주군 동상면 725, 732번 지방도로에 요즘 주먹만한 낙석들이 도로 바깥 펜스 속으로 떨어지고 있다.

전북지역에서 낙석 위험지역으로 분류된 곳은 53곳에 이른다. 이곳들은 절개지에 그물망을 씌우거나 가파른 바위를 깎아내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 임시방편으로 낙석을 긁어 내고, 붕괴 조짐이 있는 곳에는 위험 표지판을 세우거나 안전띠를 치는 데 그치고 있다.

전북도 관계자는 "낙석을 근본적인 해결하려면 수십억원이 필요하며, 올해 15곳은 특별 안전진단을 실시할 예정이다" 고 말했다.

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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