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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현장 이 문제] 학교 옆 공장설립 '대립'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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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학교 담장 바로 옆에 공장이 들어서면 학생들이 공부를 어떻게 하라는 겁니까. "

경남 진주시 판문동 경해여고.선명여고.경해여중 등 3개 학교가 모여 있는 선명교육단지 옆에 공장 건설이 추진되자 학교.학부모.전교조.환경단체 등이 반발하고 나섰다.

진주시 상평공단 소재 신광전자는 교육단지 바로 옆 1만여 평의 자연녹지로 공장을 옮기기 위해 최근 부지매입 계약을 마쳤다.

회사측은 협력업체 3~4곳까지 옮겨 중소기업 협동화단지를 조성키로 하고 연내 착공할 계획이다. 진주시도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공장 설립신고가 들어오면 허가할 방침이다.

◇ 반발〓학부모 1백여 명은 13일 진주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진주시에 공장설립 허가를 내주지 말도록 요청했다. 학부모들은 "진주에 분양 안된 공단이 많은데 하필 진주시가 자연녹지를 훼손하며 공장을 유치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며 공장설립을 반대하고 있다.

3개교 학생 4천5백 여명은 12일 학교에서 집회를 가지고 "면학 분위기를 해치는 공장건립을 반대한다" 고 주장했다. 또 학부모대책위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서명작업에 들어갔다.

학교측은 공장이 들어서면 4천5백여 명의 학생들이 수업에 크게 지장을 받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소음.진동에다 공장을 오가는 차량들 때문에 교육환경이 크게 침해된다는 것이다.

학교측은 "해당 지역은 학교보건법상 상대정화구역(학교 담장에서 2백m 이내)에 포함된다" 며 "관련법상 금지시설은 아니라도 교육환경 보호가 필요한 지역에 공장 허가를 내주려는 것은 잘못" 이라고 지적했다.

환경단체들은 "진주시가 공장주변 15만여 평을 10년째 민간자본을 유치해 국민관광단지를 만들면서 인근에 공장을 짓도록 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 고 주장한다.

◇ 진주시 입장〓시는 신광전자가 무공해 벤처기업이어서 교육환경을 해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 관계자는 "경기도 등에서는 시내 중심가에 벤처기업 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며 "공장설립 허가 신청이 들어오면 법적 하자가 없는한 허가할 방침" 이라고 밝혔다.

◇ 신광전자 입장〓생산품목이 휴대폰용 무선이어폰과 휴대폰 진동을 일으키는 소형 모터여서 특별한 교통체증이나 공해를 유발하지는 않을 것이란 주장이다.

특히 직원의 90%가 여성인만큼 여학교 환경을 해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근무지가 시 외곽이면 여성 근로자 고용이 어려운 점도 학교 옆 공장 이전을 추진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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