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 영화] KBS1 '에드 우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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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에드 우드 (KBS1 밤 11시20분)=음산한 우화세계를 보여준 '가위손' (1990년), 그로테스크의 미학자다운 기괴함을 과시했던 '슬리피 할로우' (2000년) 등을 연출한 팀 버튼은 자신의 색깔이 강한 작가주의 영화를 고집하는 감독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1억달러 이상의 흥행을 기록한 '배트맨' (89년)이나 블록버스터 '화성침공' (96년)같이 상업성을 가미한 영화도 그의 대표작에서 빼놓을 수 없다.

이처럼 작가주의적 성향과 할리우드의 상업주의적 기질을 고루 갖춘 그를 사람들은 희귀하고 탁월한 괴짜 감독이라 부른다.

94년에 만든 흑백영화 '에드 우드' 는 팀 버튼이 영화에 대한 유년 시절의 기억을 찾아나선 작품으로 기발한 발상보다는 가지런한 형식이 돋보인다. 그의 작품 중 평단에서 가장 호평받은 영화로 꼽힌다. 어린시절 싸구려 공포 영화나 SF영화를 보러다니며 상상력을 키운 그에게 큰 영향을 미친 50년대 B급 컬트 영화감독 에드 우드의 이야기를 영화화했다.

자기 주장이 강하고 고집이 센 에드 우드(조니 뎁)는 유명한 영화감독이 꿈이다. 그러나 영화 수업을 정식으로 받은 적이 없는 그는 몽상가이자 여자 옷을 즐겨 입는 이상한 취미를 지녔다. 그러던 어느날 전설적인 배우 벨라 루고시(마틴 랜도)를 만나게 되고 천신만고 끝에 감독이 된다.

'가위손' '슬리피 할로우' 에서 팀 버튼과 호흡을 맞춘 조니 뎁과 이 영화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받은 마틴 랜도가 개성있는 연기를 선보인다. 하워드 쇼가 작곡한 주제가는 그래미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원제 'ED Wood' . ★★★★☆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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