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수 판화산문집 '소리 하나' 출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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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생각 이상의 넓은 팬을 가진 판화작가 이철수이지만,그의 판화의 특장(特長)은 그림 못지않게 글이다.판화 바로 밑에 촌철살인의 글을 넣어 묘미를 연출한다. 형태로는 일본 하이쿠(排句)지만,여운은 독자적인 선미(禪味)로 연결된다.

그 판화에 짧은 산문을 붙인 신간『소리 하나』는 아슬아슬하다.

왜? 이철수 판화로 이미 자기완결적인데,괜한 군더더기를 붙여 여백의 맛을 잃을까 싶은 마음 때문이다.다행스럽게도 이철수의 글 솜씨가 뒷바침됐고, 결과적으로 아담한 판형의 이 책은 의젓하게 읽힌다.

“물 흐르고 꽃 피는 자리/가보면 기쁜 자리/마음에 언제나/水流 花開”.

본래 판화에 이런 옆에 이철수는 이렇게 쓰고 있다.“물 흐르고 꽃이 핀다는데 어리석은 마음으로는 그 자리에서 어쩔줄을 모르겠습니다.거기서 너는 너,나는 나 하지 말고서로 다정하기나 했으면”

조우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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