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자민련 '논산 줄다리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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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논산시장 보궐선거(4월 26일) 후보 공천문제로 민주당과 자민련이 삐걱대고 있다. 자민련은 "연합공천을 할 경우 충남 논산은 양보할 수 없다" 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8일 민주당의 충청권 원외위원장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송천영(宋千永.대전 동).김창수(金昌洙.대전 대덕)위원장 등 대전.충남북 원외지구당 위원장 9명은 기자회견을 열어 "전임 시장이 민주당이고 현역의원이 충청권을 대표하는 최고위원(이인제)인 만큼 공천권은 민주당이 행사해야 한다" 고 주장했다. "이 지역의 당 지지도도 민주당이 선두" 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중대결심도 고려하고 있다" 는 말도 했다. "중대결심이 뭘 뜻하는 것이냐" 는 질문엔 "탈당도 할 수 있다는 뜻" (송천영 위원장)이라고 답했다.

이들은 김중권(金重權)대표 등 지도부와 李위원을 만나서도 "자민련은 (논산을)자기네 텃밭으로 알고 달라는데 논산이 민주당 안방이지, 왜 자민련 텃밭이냐" 며 불만을 터뜨렸다.

자민련은 자민련대로 언짢은 기색이 역력하다. 고위 당직자는 "논산시장 후보를 자민련이 내는 게 DJP 공조정신에 맞는다" 고 잘라 말했다. 자민련은 이날 "기자회견을 한 위원장들이 李위원측과 가까운 인사들" 이라며 배경에 의구심을 드러냈다. 당 주변에선 "李위원이 JP(자민련 김종필 명예총재)와 담판하기 위해 분위기를 몰아가고 있다" 는 관측도 제기됐다.

李위원은 이날 "당이 양당 공조의 원칙과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한다" 고 말하고는 입을 닫았다.

민주당 관계자는 "공조를 하자니 자민련에 충남지역 공천까지 양보하라고 하기도 어렵고, 당내 설득도 쉽지 않다" 고 고민을 토로했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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