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초등교서 폭죽 폭발 40명 사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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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장세정 기자] 중국 장시(江西)성 이춘(宜春)시의 한 초등학교 교실에서 지난 6일 오전 폭죽이 폭발해 2층짜리 콘크리트 건물이 무너지면서 학생과 교사 41명이 숨지고 27명이 부상했다.

불꽃과 폭죽 생산지로 유명한 이춘시 완짜이(萬載)현에 소재한 이 초등학교는 사고 당시 4개 교실에서 10세 이하의 저학년 학생 2백여명이 교실 안에서 폭죽 뇌관을 만드는 작업을 하던 중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이 학교는 현지 폭죽공장과 협력해 1998년부터 교실 내에서 수업시간에 폭죽을 제조해 왔고 학교 재정난에 허덕여온 교사들은 학생들이 번 돈의 일부를 가져갔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학교측은 학부모들에게서 여러차례 항의를 받았으나 재정난을 이유로 이를 묵살해 왔다.

입원 중인 초등학생들을 치료 중인 한 의사는 "8~9세 된 3학년 학생 45명이 콘크리트 건물 1층에서 뇌관을 폭죽에 연결하고 있었다" 고 증언했다. 붕괴된 4개 교실에서는 시체 30여구가 이미 회수됐으며 사망자 대부분이 어린 학생들이고 교사도 일부 포함돼 있다.

홍콩의 중국 인권단체인 인권민주주의정보센터의 프랭크 루 소장은 "92년 이후 중국 정부가 시장경제 원리에 따라 각급 학교에 대한 교육비 지원을 줄여감에 따라 교사들이 대체 수입을 찾아 나섰으며 학교들도 사업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중국적 상황에서 사고가 발생했다" 고 말했다.

중국에선 농촌지역 학생들이 장난감 조립이나 수공예품을 만드는 정도에 그치지 않고 광산이나 다른 중노동에도 동원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수도 베이징(北京)과 광저우(廣州)등 비교적 번영한 도시의 학교들도 일정 공간을 마련, 식당을 운영하거나 잡화용품을 판매하면서 부족 재원을 충당하고 있다.

99년 말에도 허난(河南)성 지하 폭죽공장에서 폭발사고가 발생, 6~11세 사이의 어린이 노동자 8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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