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민병수교수 무료 한시교실 열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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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옛날의 문장가들은 꼭 우리의 한시(漢詩)를 배웠습니다. 음악성을 중시하는 중국의 한시에 비해 우리의 한시는 깊은 뜻을 담고 있는 게 특징이지요. "

오는 8월 정년퇴임하는 서울대 국문학과 민병수(65.사진) 교수가 말하는 우리의 한시 예찬론이다. 그는 이같은 한시의 품격을 대중과 함께 나누기로 하고 다음달 3일 서울 사당동에 '청파한문서실' 를 개원한다. 이곳에서 민교수는 한시를 배우고 싶은 사람들에게 무료로 한시를 가르친다.

"정년을 맞는다 해서 가르치는 일도 끝낼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여유로워졌으니 제 배움을 베풀 기회는 많아진 셈이죠. 그런 뜻을 알고 수강생들이 많이 찾아왔으면 합니다. "

강좌는 각각 대학생반과 성인반으로 나눠 주 1회씩 6개월을 한다. 매주 화요일 오후 6시에 열리는 대학생반 '한국한시감상' 시간에는 『한국 한시 대표작 평설』『오칠당시(五七唐詩)』를 가르친다. 성인반인 '일반교양한문' (매주 금 오후 2시30분) 시간에는 생활 속의 고사성어와 사서(四書)의 명언, 선인들의 삶의 지혜 등을 강의한다.

민교수는 수강생들의 반응에 따라 2학기부터는 강의 내용을 다양화할 계획이다. 이런 열성에 대해 그는 "30여년간 대학에서 국록만 축내고 제대로 후학을 가르치지 못한 아쉬움과 죄스러움을 달래기 위해서다" 고 겸손해 했다.

수강인원은 각반 선착순 30명이며 20일까지 접수를 받는다.

, 02-880-6038.

정재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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