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교거부사태 부산 해림초등학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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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부산시 해운대구 우2동 동부올림픽타운 아파트의 해림초등 학생 학부모들이 등교 길이 멀고 위험하다며 육교설치나 통학구 조정 등을 요구하며 5일째 자녀등교를 거부해 파문이 일고있다.

이에 따라 해림초등의 수업이 차질을 빚고 있으나 학부모와 교육청 등의 입장 차이가 커 등교거부 사태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 등교거부〓동부올림픽타운 주민들은 지난 2일 개학 이후 4일째 해림초등 학생 2백40명의 등교를 거부하고 있다.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자녀를 학교 보내지 않고 있으며 일부 학부모는 아파트 19개 동 출입문을 막고 등교하려는 학생을 집으로 돌려보냈다.

이 때문에 지난 2일에는 재학생 7백여 명 중 2백50명이 결석, 수업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또 학부모들은 지난 5일 10시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신입생 50여 명을 참석시킨 가운데 신입생 입학 축하 행사를 가졌다.

이 때문에 같은 시각 열릴 예정이던 해림초등 입학식은 전체 신입생 1백61명 중 아파트 신입생 대부분이 참석하지 않은 가운데 30분 늦게 입학식을 했다.

◇ 학부모 주장〓학부모들은 "아파트에서 학교까지 가기 위해서는 폭 30m의 찻길을 끼고 6백~8백m를 돌아가야 해 등교가 불편하다" 고 주장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간선도로에 육교만 설치하면 10분만에 갈 수 있는 길을 30분 이상 걸려 돌아간다고 지적했다.

학부모들은 또 학생들이 기찻길을 건너 등.하교를 해 위험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도로와 기찻길을 곧바로 잇는 대형 육교를 설치하거나 통학구를 등교 길이 안전한 인근 해강초등학교로 조정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동부올림픽타운 아파트의 해림초등 학생은 3백20명으로 해림초등 전교생의 37%를 차지한다.

◇ 교육청.구청 입장〓부산시교육청과 해운대구청은 학부모들이 지난해 말부터 육교설치를 요구하자 서로 책임을 떠넘기다 문제가 커지자 지난 5일 대책회의를 열어 육교설치 방침을 정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육교설치 비용은 부산시가 추경예산에 반영해 부담하기로 했다" 며 "따라서 학부모들은 학생들의 등교를 더 이상 막지 말아야 할 것" 이라고 밝혔다.

교육청은 부산시.교육청.해운대구청 실무자들이 협의를 거쳐 최종결정이 나오면 교육감이 학부모와 대화의 자리를 마련해 문제를 매듭지을 계획이다.

김관종 기자

사진=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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