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박람회 고학력·구직자 몰려 대성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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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대기업 10여군데에서 면접을 봤지만 취직이 안되더군요. 어쩔 수 없이 눈높이를 낮췄습니다. 인턴사원으로라도 들어가려고 하나 이마저 쉽지 않네요. "

6일 서울 대치동 섬유센터에서 열린 '대졸.고졸자 인턴 취업박람회' 를 찾은 李모(28.경북 영천시)씨는 "월급이 80만~90만원이라도 상관없다" 면서 박람회장에 마련된 면접창구를 이리저리 옮겨다녔다.

지난달 대구 효성가톨릭대를 졸업한 李씨는 아예 서울에 있는 형 집에 기거하며 일자리를 구하고 있다. 그는 "대기업 정규직에 비해 인턴의 급여가 적고 3개월밖에 일할 수 없지만 마다할 입장이 못된다" 고 말했다.

이날 박람회에는 2백1개 중소기업이 인턴직 7백89명을 채용하는데 8천여명이 몰렸다. 주로 전문대 졸업자 이상의 고학력자였다.

주최측인 서울지방노동청은 3천5백명분의 안내 책자를 준비했다가 예상보다 참가자가 많자 책자를 복사해 나눠주기도 했다.

모집직종이 다양하고 상대적으로 높은 급여를 제시한 영원무역.케이씨씨정보통신.진양해운 등의 면접장에는 대기자들의 줄이 끊이질 않았다.

비즈몰드닷컴의 박상영 대리는 "학력과 경력이 좋은 인력이 많아 대졸 구직난을 실감했다" 고 말했다.

산업인력공단이 운영한 해외취업 상담코너에도 1백여명이 몰렸다.

이곳을 찾은 배모(46)씨는 대기업 엔지니어임에도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아이의 교육을 위해 미국이나 캐나다 이민을 준비하고 있어 해외취업 상담을 하러 왔다" 고 말했다.

노동부는 8일 오후 2시 경기도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2백50개 기업이 7백명의 인턴과 정규사원을 채용하는 취업박람회를 연다. 031-245-2400.

신성식 기자

사진=박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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