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틴틴경제] 주총서 또 어떤 게 결정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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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주주총회에서 배당만 결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학교에서 배웠을 거에요. 주주총회는 주식회사에서 의사를 결정하는 최고기관이지요. 중요한 사람을 뽑고 중요한 결정을 하는 곳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사라고 하면 수많은 주주를 대신해 회사를 꾸려가는 사람을 말합니다. 대표이사를 포함해 적어도 세명 이상으로 구성하지요. 또 감사라고 있지요. 이사를 비롯한 임직원들이 회사를 제대로 꾸려가는지를 감독하는 사람입니다. 바로 이런 사람들을 주주총회에서 뽑는 겁니다.

감사는 기업의 회계장부를 살펴보고 무엇을 얼마 만큼 쓰고 벌었는지, 빚은 얼마나 되고 이익은 얼마나 냈는지를 기록해 주주총회 때 회사 주인(주주)에게 보고합니다. 이를 감사보고라고 하지요.

이밖에 회사의 목적과 조직.규칙 등을 정해 놓은 정관을 바꾸는 일, 회사재산을 처분할 지를 결정하는 일, 실적이 악화했거나 주가가 많이 떨어졌을 경우 경영자를 문책하는 일 등을 하기도 합니다.

학교에서는 반장을 뽑을 때 한 사람이 한 표를 행사하지요. 그러나 기업에서는 다르답니다. 사람 대신 주식으로 따진답니다. 한 주에 한 표로 계산하지요. 즉 주식을 많이 가지고 있으면 여러 표를 행사할 수 있다는 얘깁니다. 따라서 주식이 많은 사람의 입김이 세지게 마련이지요.

몇년 전만 하더라도 주주총회는 총회를 고의로 훼방하고 다니며 수고비를 챙기는 '총회꾼' 만 없으면 무사히 넘어갈 정도로 통과의례 성격이 강했습니다. 웬만한 것은 이사회에서 결정하고 주주총회는 형식에 그쳤던 것이지요.

하지만 1997년말 이후 외환위기와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소액주주들의 자기 주장이 강해졌습니다. 주주의 권리주장에 익숙한 외국인 및 국내 투자자가 늘어난 데다 주주총회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이 커졌기 때문이지요. 참여연대가 삼성전자 등의 주주총회에 참석해 소액주주의 권리를 주장하려고 하는 움직임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이 때문에 예전 같으면 한 시간도 안돼 끝나던 주주총회가 요즘은 오전 9시에 시작해 오후 10시에 끝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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