냅스터 생존 몸부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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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사이트가 폐쇄당하는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해 냅스터(http://www.napster.com)가 안간힘을 쏟고 있다.

음악파일 무료 교환서비스업체인 냅스터는 지난 2일 자사 사이트에 '여과장치' 를 설치, 불법적인 다운로드를 차단하겠다며 미 법원과 대형 음반사들을 설득하고 나섰다.

지난달 12일 항소법원이 "냅스터가 음악저작권 침해를 방조했다" 며 음반회사들의 손을 들어준 데 따른 것이다.

항소심에선 다행히 1심 판결과는 달리 사이트 폐쇄명령은 떨어지지 않았다.

여기에 고무돼 사이트를 계속 유지하는 방안을 짜내는 데 골몰하고 있는 것이다.

냅스터 기술진은 이번 여과장치 개발을 위해 지난 20일간 밤잠을 설치며 연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런 노력도 무위에 그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냅스터의 여과장치 설치에도 불구하고 지난 일요일 저작권 보호대상인 수천곡이 다운로드됐다고 보도했다.

냅스터는 이 시스템만 가동하면 제목.음악가 이름 등 일부 단서만으로도 추적이 가능해 수백종의 변형곡도 차단할 수 있다고 장담했다.

이에 앞서 냅스터와 독일 미디어그룹 베르텔스만(현재 냅스터와 제휴관계)은 음반사들을 달래기 위해 냅스터 서비스의 유료화 계획을 발표했다.

인기있는 냅스터를 새로운 음악서비스 사이트로 변신시켜 이익을 챙기겠다는 계산이었다.

50곡당 4.95달러나 한달 9.95달러의 정액제를 도입, 5년간 수익 중 10억달러를 음반사들에게 제공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음반사들은 "냅스터로 인한 음반판매 손실만도 한해 4백억달러에 이른다" 며 "10억달러는 터무니없이 작은 액수" 라며 즉각 퇴짜를 놓았다.

이런 가운데 대형 음반사인 소니와 비방디가 올 여름에는 냅스터와 유사하나 유료인 '듀엣' 음악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어서 냅스터의 속은 더 타들어 가고 있다.

홍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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