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현장 이 문제] 파출소 없어진 파주 '용주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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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서울 지역의 미성년 윤락 단속이 강화되면서 경기도 파주시 파주읍 연풍리(속칭 용주골)일대 윤락가가 확대돼 치안수요가 늘고 있으나 파출소가 없어져 치안공백이 우려되고 있다.

이에 대해 주민들은 "가뜩이나 범죄 위험이 크고 교육적으로도 문제가 많은 지역에 파출소를 늘리지 못할망정 없애는 것은 주민들을 범죄에 방치하는 꼴" 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주민들은 이달 중 경기경찰청에 파출소 재설치를 요청하는 탄원서를 내기로 하는 등 집단 반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 기구 축소〓경찰은 지난해 6월 1일 정부의 구조조정 방침에 따라 연풍파출소를 없애고 그 자리에 초소를 설치했다.

이에 따라 용주골 일대의 불법행위 단속과 치안을 담당하는 경찰 인력은 9명에서 1명으로 줄었다.

지난 1953년 미군이 주둔하면서 생겨난 용주골에는 현재 1백4개의 윤락업소에서 3백50여명의 윤락여성들이 매춘 영업을 하고 있으며 요즘도 새로운 윤락업소들이 잇따라 들어서고 있다.

◇ 주민 불안〓용주골은 5천9백여명의 주민이 사는 주택가와 맞닿아 있고 반경 2㎞ 거리에는 초.중.고교가 1개씩 들어서 있다.

연풍 2리 유신순(劉信淳.55.상업)마을회장은 "지난해 대낮에 주택가 골목길에서 20대 처녀가 괴한 2명에 납치돼 행방불명되는 등 파출소가 없어진 뒤 사건이 늘고 있다" 고 말했다.

주민 이동식(李東植.51.회사원)씨도 "주민의견을 들어보지도 않고 범죄 예방을 위한 적절한 대책도 없이 일방적으로 파출소를 없앤 것은 탁상행정의 표본" 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 대책〓억울한 사람들의 모임(http://www.uksamo.co.kr) 김홍규(金弘奎.49)회장은 "서울에서 미성년 윤락과의 전쟁이 벌어지는 것과 동시에 수도권에서도 단속이 이뤄져야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며 "구조조정도 좋지만 획일적인 경찰 인력 축소는 바람직하지 않다" 고 말했다.

파주경찰서 관계자는 "현재 직원 1명이 초소 근무를 하고 있다" 며 "주민보호와 범죄에 대한 신속한 대처를 위해 파출소를 복원해줄 것을 경찰청 등 상급기관에 건의했다" 고 말했다.

글〓전익진 기자

사진〓이용남 현장사진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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