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 파괴 우려 "봄철 개구리 알 잡지 마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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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5일)을 앞두고 서울 시내 개구리 보호에 비상이 걸렸다.

서울시는 각급 학교가 봄만 되면 연례행사로 벌이는 개구리.도롱뇽 등 양서류 알 채집을 자제하도록 시 교육청에 요청했다고 2일 밝혔다. 매년 봄철에 어린이 자연학습용으로 개구리 알을 마구 채취해 생태계가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시는 알 채집 대신 각급 학교에서 인근 유원지나 공원.하천 등을 직접 찾아가 살펴보는 관찰 학습을 적극 유도할 방침이다.

시는 이와 함께 개구리가 알을 낳기 위해 산에서 내려오는 주요 지점을 파악해 도로 밑으로 개구리가 지나갈 수 있는 '생태통로' 를 설치하기로 했다.

구파발.청계산.수락산 등 산과 도로가 인접한 지역에는 개구리가 자주 출몰해 도로 위를 건너다 차량 등에 의해 깔려죽는 경우가 많았다. 시는 이런 지역을 조사해 도로 밑에 1㎡ 크기의 터널을 만들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지난해말 서울지역에서 멸종 위기에 처하거나 숫자가 급격히 감소하는 야생 동.식물 35종을 시가 관리하는 야생 동.식물로 지정했다" 며 "북방산 개구리.도롱뇽.무당 개구리 등 개체수가 감소하는 종을 중심으로 특별관리에 들어갈 것" 이라고 말했다. 현행 환경법에 따르면 금개구리.맹꽁이를 잡을 경우 2년 이하 징역이나 2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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