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동화 선택은 이렇게] 上. 장남감 만지듯 쉽게 즐겁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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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아직 한글도 확실히 모르는 아이에게 영어를 가르치면 혼동을 일으키지 않을까 걱정하는 부모들도 있지만 최근 정부의 초등학교 영어교육지침을 보면 이제 조기영어교육은 대세인 듯하다.

조기영어교육의 한 방법으로 최근 쏟아지고 있는 영어동화 단행본에 대한 부모들의 관심이 부쩍 집중되고 있다.

'행복한 책읽기' 는 영어동화에 대해 선택기준·독서지도방법 등을 2회에 걸쳐 소개한다.

영어동화책을 고르는 기준 역시 좋은 한글동화책 선택 요령과 기본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수준은 한단계쯤 낮춰 시작하는 것이 좋다.

우선 유아의 경우는 책에 대한 흥미를 갖게 하고, 영어라는 문자와 소리에 친숙해질 필요가 있기 때문에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면서 부담없이 영어를 접할 수 있는 책들이 필요하다.

아기가 가볍게 쥘 수 있는 천으로 된 책, 목욕하면서도 볼 수 있는 비닐로 된 책, 책에 인형이 달린 형태에 짧은 문장이 들어 있는 책 등 다양한 종류를 대하도록 해준다.

한국 TV프로로도 소개된 주인공들이 등장하는 그림책은 아이들이 더 친숙하게 느낀다. 책과 함께 나와 있는 원어민 발음의 테이프를 들려주기도 하고 엄마가 직접 읽어주면 귀가 열리게 된다.

아이가 책을 찢지 않고 잘 보게 되면 그림만 봐도 쉽게 내용을 알 수 있는 책을 골라준다.

『I'm as Quick as a Cricket』을 보면 한 소년이 나무에 매달려 함박웃음을 짓고 있고, 머리 위에는 종달새가 즐겁게 노래하는 모습의 그림과 함께 "I'm as happy as a lark" 라는 문장이 나온다. 굳이 사전을 찾지 않아도 소년이 종달새처럼 행복한 기분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책의 경우 또 페이지마다 다양한 감정표현의 형용사와 함께 'as…as' 용법이 반복되고 있는 것도 구문 익히기에 좋은 점이다.

세계적으로 어린이의 사랑을 받고 있는 『The Very Hungry Caterpillar』에도 "He ate through…" 라는 문장이 반복되면서 이어지는 단어만 바뀌고 있다.

반복을 통해 상황과 문장을 저절로 외우게 될 뿐만 아니라 크게 소리내 따라 읽는 동안 리듬감을 느끼게 돼 읽는 재미도 느끼게 해준다.

전반적으로 영어 어휘의 난이도는 다음과 같이 조금씩 높여준다.

▶영어를 처음 접하는 경우〓한 페이지에 몇 개의 단어나 간단한 한 문장이 있는 책이 좋다. 문장이 반복돼 몇 번 듣고 읽다 보면 다 외울 정도가 되므로 영어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

▶문장읽기에 익숙해졌을 때〓한 페이지에 2~3문장 정도, 사물의 이름이나 기초 개념보다는 간단하지만 스토리가 있는 창작동화들을 읽도록 한다.

▶전체적인 내용 이해가 가능한 단계〓그림 하나에 3~5개의 문장이 있는 책. 외국의 명절.역사.위인.과학 등 다양한 내용과 표현을 접할 수 있게 한다.

한 가지 중요한 점은 한글해석이 함께 있는 책은 피하라는 것이다. 아이가 익숙한 한글에 더 주의를 기울이게 되는 데다, 영어는 영어 자체로 이해하고 기억해야만 필요한 때에 바로 영어로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적으로 영어동화를 구할 수 있는 곳으로는 국제 영어책읽기 모임(EBRI Club, 529-0519), 동화스터디(3481-0579), 스토리 월드(574-0545) 등이 있다.

이명숙 <국제영어책읽기모임 홍보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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