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리뷰] '국가전략의 대전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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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IMF 경제위기의 원인에 대한 분석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그간 해외음모론, 금융외화위기론, 부실행태론 등 다양한 원인이 지적되기도 했다.

경제.정치 전문가 15명이 공동집필한 신간은 제목에서 암시하듯 경제위기에 미리 능동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던 국가전략의 시스템 부재에서 그 원인을 찾는다. 그래서 중장기적 전략의 새로운 모색이야말로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국가전략이란 국정운영을 위한 중장기 설계도다. 당연히 국민의 여론을 수렴하고 집행하는 정부의 리더십이 강조될 수밖에 없다.

이 책은 지난 90년대 이후 몰아친 세계화의 물결 속에 국가와 정부의 역할을 아예 무시하려는 일부 신자유주의자들의 주장과 물론 다르다. 하지만 국가주도의 발전전략을 고수하자는 논의와도 차별화된다.

"세계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국가는 중요하다. 국가 없는 글로벌 자본주의는 비현실적이다. " 국가에 의한 규제의 강도나 개입의 범위는 좁아질 수밖에 없지만, 중요한 것은 국가의 '새로운 역할' 이라는 것이 이 책의 기본 출발점이다.

국가전략이란 안보, 경제적 번영, 사회계층간 조화라는 3개의 큰 축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 책은 국가전략 전환의 핵심으로, 정부수립이후 시대별로 강조점이 달랐던 이들 3대 축을 동시에 추구해야 한다는 점을 들고 있다.

특히 글로벌.디지털.네트워크화로 정의되는 21세기 국제경제환경의 변화에 발맞춰 양적 성장위주 전략의 수정은 불가피하며, 또 정부수립 이후 줄곧 소외시켜온 사회계층간 분배의 형평성 전략도 더 이상 외면해선 안된다고 말한다.

배영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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