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친필 국정 메모등 공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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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깨알 같은 글씨로 메모한다.

기자회견을 할 때 참모들이 올린 보고서가 아니라 직접 손으로 쓴 대학 노트를 펴놓고 답변한다. 양복 안주머니에는 작은 메모수첩도 있다. 'DJ국정노트' 와 'DJ메모' 다. 청와대가 金대통령의 취임 3주년인 25일 그 중 일부를 공개했다.

'지방경제 어렵다는 여론, 건설경기 위축, 재래시장 문제, 기업 지방 이전, 지방건설업 자율조정, SOC사업 조기 시행…' . 지난해 지방 방문 때 적은 국정노트 내용이다.

"DJ노트에는 책의 목차처럼 큰 제목, 작은 제목으로 나눠 국무회의.장관 보고, 주요 인사와의 면담시 참고사항 등이 적혀 있다" 고 청와대 박준영(朴晙瑩)대변인은 전했다. 남북 정상회담, 서울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등 주요 사안은 별도 노트로 정리했다.

지난해 7월 18일 국무회의 메모에는 '8.15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단순한 상봉 의미 이상의 민족 한마당의 장이 돼야 한다. 준비에 만전을 기할 것' 이라고 적혀 있다.

이렇게 취임 후 3년간 20여권을 채웠다. 하도 작은 글씨라 일반인의 메모보다 몇배 많다. "(1980년대 초)감옥에서 모자라는 종이에 쓰던 습관이 들어 글씨를 깨알 같이 쓴다" 고 金대통령은 설명한다.

金대통령이 어려운 통계수치를 인용하는 비밀은 메모에 있다. 한손에 잡히는 크기의 메모장을 1년에 두권 정도 쓴다.

金대통령은 "단기적으로 대화를 하거나 책을 읽을 때의 생각이나 기억해야 할 숫자는 앞쪽부터 쓰고, 장기적 구상은 뒤에서부터 쓴다" 고 '노하우' 를 전했다.

김진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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