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권대표 잇단 대선발언 주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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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민주당 김중권(金重權)대표의 차기 대선에 대한 발언이 잦아지고 있다.

집권 4년차의 화두(話頭)인 '강력한 여당론' 과 관련한 다짐도 적지 않다.

金대표는 24일 전주 기자간담회에서 "(최고위원 경선 때) 경상도 사람이 호남에서 이렇게 환영받는 것은 당신이 처음일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 며 "민주당이 2002년 대선에서 국민 신임을 얻는 데 경상도에서 앞장서 달라는 주문으로 생각했다" 고 말했다.

金대표의 호남행(남원-순창, 해남-진도 지구당 개편대회)은 대표로서의 첫 공식 지방 행사였다.

金대표는 "대권 도전 의사가 없으며 아직까지 욕심도 없다" 고 선을 그었지만 "대통령이 내게 당을 맡긴 것은 나의 당내 조정력을 크게 평가한 때문" 이라고 강조했다. 호남에서 'DJ의 신임' 을 각인하려 한 것이다.

金대표는 영남(11일, 경북 봉화-울진)에서는 "내게 희망을 거는 영남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고 했다. 23일에는 사석에서 "다음 대통령은 처음으로 동서 협력을 통해 선출할 것이라는 얘기를 듣고 있다" 고도 했다.

이런 金대표의 행보를 놓고 다른 차기 주자들 사이에선 "그의 차기 야심이 드러나고 있다" 는 경계론이 있다.

'강한 여당론' 에 대한 그의 집념도 예사롭지 않다. 金대표는 전주에서 "대표 취임 후 일관되게 강력한 여당을 추진해 왔다" 며 "경제 회생.개혁 완수에 나의 역량을 바치겠다" 고 강조했다.

민국당과의 3당 정책연합 추진, 김영삼(金泳三)전 대통령 서도전 방문 등 그의 움직임은 '이회창 고립화 구도' 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비춰지고 있다.

"주요 정책엔 당의 입장이 있어야 한다" 며 '의원 자율 투표' 로 가던 약사법 개정안도 '당론 투표' 로 틀어 강한 여당의 이미지를 다듬고 있다. 金대표는 이번주엔 강원, 대전.충남 지부를 찾아 강한 여당론을 설파할 계획이다.

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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