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MD와 미국 군수산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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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지난해 대선(大選)에서 미국의 방위산업체들은 공화당에 약 3백만달러(약 36억원), 민주당에 1백60만달러(약 19억원)씩을 기부한 것으로 집계됐다.

두 정당의 외곽단체 지원금 등은 제외된 것이지만 이 수치만으로도 방산업체들의 공화당에 대한 편애가 선명히 드러난다.

부시 대통령의 NMD체제 구축 강행으로 큰 시장을 만난 미국의 방산업체들은 전통적으로 공화당 정부에서 큰 돈을 벌었다. 레이건 대통령 시절엔 '스타워스' (SDI), 조지 부시 대통령 땐 걸프전이라는 호재가 있었다.

업체들은 무기개발.판매와 주가상승으로 엄청난 이득을 올렸다.

공화당은 "방산업체의 입김 때문에 NMD를 고집한다" 는 비난에 "유치한 발상" 이라고 일축하고 있지만 당분간 NMD가 방산업체의 '젖줄' 이 될 것임은 분명하다.

미국 언론들은 클린턴 정부가 추진했던 지상발사 탄도탄요격 시스템에 부시 정부가 욕심을 내고 있는 해상.공중.우주발사 시스템까지 갖추려면 1천2백억달러(약 1백44조원)가 필요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는 3차원의 완벽한 NMD체계를 갖추려면 2천4백억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 황금시장에는 이미 대형 레이더 기술 등에서 가장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고 평가받는 레이시언을 비롯, 록히드 마틴.보잉.제너럴 다이내믹스.리튼 인더스트리.TRW 등 6개 대형 업체가 뛰어든 상태다.

보잉은 지난해 미 정부와 지상발사 시스템 구축에 60억달러(약 7조2천억원)짜리 계약을 마쳤고, 록히드 마틴은 2006년 완성을 목표로 이지스함에 장착할 레이더 장비를 개발 중이다.

이상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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