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인 초청 행사'가 미 핵잠 충돌 불렀을 수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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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지난 9일 하와이 근해에서 미국 핵잠수함이 떠오르며 일본 고교 실습선 에히메마루에 충돌, 9명의 목숨을 앗아간 사건은 잠수함에 타고 있던 다수의 민간인 때문에 승무원들이 음파탐지 작업을 중단해 일어났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고를 조사해온 미국교통안전위원회(NTSB)의 존 해머슈미트 위원은 20일 "충돌 한시간 전 16명의 민간인이 조종실에 들어와 일부 승무원이 혼잡을 피해 자리를 뜬 것으로 확인됐으며, 음파탐지 작업을 담당한 한 승무원은 민간인들 때문에 업무를 제대로 할 수 없었다고 증언했다" 고 밝혔다.

그는 또 "충돌 71분 전에 승무원들이 수중 음파탐지기로 선박 한 척을 감지했으나 민간인들이 조종실에 온 뒤 추적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고 말해 미 해군이 홍보를 위해 초청한 민간인들이 사고의 간접적 원인일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그러나 음파탐지 중계기가 제대로 작동했는지, 승무원들이 잠망경으로 해상을 제대로 살폈는지 여부 등 조사할 부분이 많아 아직 사고원인을 단정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상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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