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사는 할머니 납치 80억대 가로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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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서울 서초경찰서는 20일 혼자 살면서 80억원어치의 부동산을 가진 할머니를 납치.감금해 재산을 가로챈 혐의(폭력 등)로 전직 의사 金모(77.서울 종로구 평창동).전직 간호사 李모(67.여)씨 등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또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난 金모(50.건축업.서울 종로구 구기동)씨 등 3명을 수배했다.

경찰에 따르면 金씨 등은 1998년 12월 모 종교단체의 교인으로 평소 알고 지내던 陳모(77.여.서울 중구 장충동)할머니에게 "재산을 노리는 사람이 많으니 요양을 위해 다른 곳에 가자" 며 납치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그후 1년여간 陳할머니를 서울 등 수도권 지역으로 데리고 다니면서 부동산을 가로챈 혐의다.

이들은 또 당뇨 등 지병으로 상황판단 능력이 없던 陳할머니를 속여 인감도장을 받아내 할머니 소유의 경기도 남양주시 와부읍 덕소리 소재 토지 1천5백평과 임야 3만3천평 등을 99년 8월 무렵 제3자에게 24억원에 매각하고 돈을 나눠 가진 혐의다.

金씨 등은 99년 12월 119구급대를 이용해 陳할머니가 인천 모병원으로 후송되?한 뒤 도망쳤으며 할머니는 한달 뒤 당뇨.심장질환 등으로 숨졌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 부동산은 수년 전 사망한 陳할머니 남편의 유산이며 할머니는 이들에게 납치되기 전 사촌 여동생과 함께 살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사건에 토지사기범들과 폭력배 등 20여명도 개입한 혐의를 잡고 이들의 신원파악에 나섰다.

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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