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 칠순에 금강산서 뛸 정현모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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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한 발 한 발에 하루빨리 통일이 이뤄지길 바라는 소망을 싣고 달리겠습니다. "

우리 나이로 칠순인데도 젊은이 못지 않게 건강한 '마라톤 할아버지' 정현모(69.전북 김제시 죽산면)씨는 요즘 한껏 마음이 들떠 있다. 현대상선.현대아산이 주최하고 중앙일보가 후원해 오는 24일 북한 금강산에서 열리는 25㎞.10㎞ 마라톤대회에 참가하기 때문이다.

정씨는 이날 고성항~삼일포~금강산 온천장으로 이어지는 25㎞를 뛸 계획이다. 이를 위해 그는 요즘 매일 오전 5시에 일어나 김제시내까지 20㎞를 달리며 컨디션을 조절하고 있다.

"마라톤을 즐기다 보니 이런 좋은 기회도 오는군요. 통일이 될 것이라는 신념을 가지고 반드시 완주하겠습니다. 기왕이면 한국전쟁 때 의용군에 입대해 지금 살아있다면 일흔 한살이 된 삼촌(정인시씨)을 만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정씨는 국내에서 열린 각종 마라톤대회에 참가, 노익장을 과시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지난해 10월엔 강원도 춘천마라톤에서 42.195㎞를 5시간여에 걸쳐 완주, 주위를 놀라게 했다.

또 지난해 11월 부산마라톤에서도 풀코스를 뛰는 등 모든 대회에 빠지지 않는 '마라톤 광' 이다. 지난해 4월 열린 제주마라톤 21㎞ 하프코스 부문에서는 1시간46분의 기록으로 장년부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정씨는 1988년 서울올림픽 성화봉송로 달리기 대회 때 전주종합경기장~전주역 5㎞ 구간을 완주한 뒤 마라톤에 큰 매력을 느끼게 됐다.

그는 "마라톤을 하면서 제2의 인생을 사는 것 같다" 며 "몸이 허락할 때까지 달리겠다" 고 기염을 토했다.

김제=서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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