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여성·고령자 관절염 잘 걸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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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1면

저소득층에 속한 사람일수록 관절염에 잘 걸리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양대의대 내과 배상철교수와 보건사회연구원 남정자 박사가 전국 4만여명을 대상으로 관절염 실태를 조사한 결과 월소득 50만원 이하 소득층은 35.9%가 관절염 환자인데 비해 3백만원 이상의 소득층은 2.6%에 불과했다.14배에 가까운 차이가 나는 셈.

배교수는 “저소득층일수록 관절에 부담을 주는 육체노동에 종사해 퇴행성관절염이 잘 생기며 위생환경이 나빠 감염 등에 의한 류머티스 관절염도 잘 생기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여성과 고령자에게 많은 것도 특징. 이번 조사에서 여성은 남성보다 7배나 많았으며 65세 이상의 경우 64.9%이나 관절염을 앓고 있었다.

이번 조사에선 관절염에 의한 경제적 손실이 2조4천억원으로 나와 암이나 교통사고로 인한 손실을 능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관절염 환자의 건강관리가 소홀하기 짝이 없다는 것.

전체 관절염 환자의 63%가 의사의 전문적 치료 대신 약국에서 진통소염제를 구입해 복용하고 있었으며 16%만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영양상태도 불량해 개선이 시급했다.

특히 칼슘과 비타민B2는 일일 권장량의 60%만 섭취하고 있었다. 칼슘은 뼈와 관절의 구성 성분이며 비타민B2는 항산화기능으로 관절의 노화를 억제한다는 차원에서 관절염 환자의 필수 영양소다.

배교수는 "관절염은 자기 책임 하에 건강관리를 하기 어려운 약자의 병이며 경제 손실도 가장 큰 질환인 만큼 관절염 예방을 위한 교육과 홍보 등 국가의 적극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고 강조했다.

홍혜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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