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컵] 덴마크에 0-2 패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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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유럽팀에 약한 징크스는 여전했다.체격이 큰 덴마크를 맞아 거스 히딩크 감독이 시도했던 새 진영은 별로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14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알막툼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두바이 4개국 친선축구대회 마지막 경기에서 0-2로 완패,1승1무1패로 경기를 마쳤다.

덴마크는 주전들이 대부분 빠진 2진급으로 아랍에미리트(0-1)와 모로코(2-4)에 모두 졌던 팀이지만 한국이 상대하기에는 여전히 벅찬 느낌이었다.

한국 선수들은 덴마크 선수들과의 몸싸움에서 뒤졌고 수비진은 덴마크의 킥 앤드 러시에 당황했다.공격은 세밀하지 못한 패스와 볼 트래핑 때문에 상대의 밀집 수비를 뚫지 못했다.

히딩크 감독은 이날 양쪽 사이드를 모두 바꿨다.이미 왼쪽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실력이 검증된 고종수(수원)를 아예 빼고 새로 합류한 안정환(페루자)을 오른쪽 공격형 미드필더로,설기현(로열 앤트워프)을 왼쪽으로 놓았다.이들은 첫 골을 먹은 후 서로 위치를 바꿨다.

윙백도 고정멤버이던 김태영(전남)과 심재원(부산) 대신에 송종국(부산)과 김상식(성남)으로 포진시켜 시험해 봤다.

그러나 아랍에미리트전에서 맹위를 떨쳤던 송종국은 많은 돌파를 허용했고 처음 경기에 출전한 김상식은 후반 33분 페널티에어리어 지역에서 태클,페널티킥을 허용하며 경고까지 받는 미숙함을 보였다.

한국은 전반 2분만에 유상철(가시와)이 위력적인 프리킥 슈팅으로 공격의 주도권을 잡는가 했으나 4분 송종국의 실수에 이은 슈팅을 허용,불안한 모습을 드러냈다.

결국 7분만에 또 골을 먼저 내줬다.오른쪽 미드필드에서 길게 넘어온 프리킥 때 송종국과 이민성(상무)이 모두 덴마크 얀 미카엘센(12번)을 놓쳐 노마크 슛을 허용했다.골키퍼 김병지(포항)가 손을 쓸 수 없는 슛이었다.

선취골을 먹은 한국 수비진은 덴마크의 롱패스를 대비하는 듯 공격때 전진하지 못했고 이는 결국 최전방과 최후방의 간격을 떼어놓은 결과를 초래했다.자연히 중앙 미드필더인 이영표(안양)와 박지성(교토)이 담당해야 할 공간이 넓어졌고 역할도 줄어들었다.

최전방의 김도훈(전북)에게 연결되는 기회가 거의 없을 정도로 공격의 맥이 끊겼다.

전반 9분 안정환의 위력적인 슛은 덴마크 골키퍼가 막아냈고 41분 홍명보의 프리킥은 크로스바를 넘겼다.

교체멤버없이 후반을 맞은 한국은 설기현의 오른쪽 돌파가 살아나면서 전반보다 활발한 공격으로 압박해 들어갔다.후반 5분만에 한국은 설기현이 골키퍼와 마주 치는 노마크 찬스를 잡았으나 뛰쳐나오는 골키퍼를 쳐다보며 침착하게 찬 슛이 옆 그물을 때려 동점골을 뽑아내는데 실패했다.11분에는 오른쪽 사이드를 돌파한 설기현의 센터링을 김도훈이 헤딩슛했으나 골문을 벗어났다.24분에도 안정환이 결정적인 오른발 터닝슛을 날렸으나 골키퍼 호프만이 선방했다.

히딩크 감독은 후반 26분에야 안정환을 빼고 고종수를 투입,승부를 걸었다.이때부터 한국은 좌우 사이드 돌파가 활발해졌다.고종수는 투입된지 2분만에 김도훈의 헤딩 백패스를 받아 30m 중거리슛을 날렸으나 역시 골키퍼 선방에 걸렸다.

오히려 전반 33분 김상식의 파울로 닐센(13번)에게 페널티킥 골을 허용했다.

한국은 이날 상대를 압박하는데 실패했고 10여차례의 코너킥을 한차례도 성공시키지 못하는 등 세트플레이도 위력이 없었다.

두바이(UAE)=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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