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너 대형화…'축구장 3배' 선박 띄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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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해운업계에 선박 대형화 바람이 불면서 축구 경기장 면적의 세배나 되는 세계 최대의 컨테이너선이 국내에도 등장했다.

현대상선은 6천5백 TEU급 '현대 킹덤' 호(사진)를 16일 현대중공업에서 인수해 아시아~북미 서안 항로에 투입한다고 14일 밝혔다.

1TEU는 20피트 크기 컨테이너 한 개를 실을 수 있는 용량이므로 이 배는 한번에 6천5백개의 컨테이너를 싣고 태평양을 건널 수 있다. 외국에서는 지난해 덴마크 머스크-시랜드사가 동급 배 한척을 취항시켰다.

김충식(金忠植) 현대상선 사장은 "세계 해운시장은 현대상선이 가담한 뉴월드 연합을 비롯, 그랜드.유나이티드 등 대형 제휴그룹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어 선박 대형화로 운임.서비스 경쟁력을 높이지 않으면 배겨 날 수 없다" 고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세계 해운업계에서는 선박 대형화 추세가 가속화하면서 1990년대 들어 4천.5천 TEU급이 잇따라 등장했고, 2000년대 들어 6천 TEU급이 본격 보급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8천 TEU급 선박의 설계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 킹덤호는 길이 3백4m.폭 40m.높이 24.2m로, 대형 항공모함에 버금가는 규모다. 운항속도는 시속 26.4노트(49㎞)로, 한척의 연간 운임이 웬만한 중소업체 매출보다 많은 1천억원에 달해 '떠다니는 공장' 으로도 불린다.

현대상선은 올 상반기 중에 현대 킹덤호와 동급인 컨테이너선 5척을 세계 최대시장인 아시아~북미 항로에 추가로 투입할 계획이다.

홍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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